한중 재무장관 “FTA 연내 타결에 최선 다하기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아시아인프라개발은행(AIIB) 참여 문제에 대해 주도국인 중국 측과 조건 등을 놓고 일부 이견이 있으나, 문제가 해결된다면 가입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최경환 부총리는 이날 제21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재무장관 회의 참석차 베이징(北京)을 방문,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AIIB 가입 문제와 관련해 “중국 측과 계속 대화를 해 나아가기로 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최 부총리는 “AIIB의 지배구조 문제와 세이프가드 등에 있어 국제금융기구로서의 합리성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지적해 왔지만 여전히 이견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중국 측과) 계속 대화를 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AIIB 참여에 우리 정부가 동의한 것이냐’는 질문엔 “동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답했으나, ‘이 문제가 해결되면 가입할 수 있는 것이냐’는 추가 질문에 “그렇다. 그 문제가 해결되면 우리가 AIIB에 못 갈 이유가 없다”고 했다.
우리 정부는 현재 중국이 막강한 주도권을 행사하게 될 AIIB의 지배구조와 환경 문제 및 적성국가 투자문제 등에 관한 환경·사회적 세이프가드 등에 대해 다소 미흡하다며 개선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IIB는 중국이 주도하는 국제금융기구로 미국 등은 우리 정부의 참여에 비판적인 입장이어서 우리 정부는 참여를 유보해왔다. 최 부총리의 이날 발언으로 우리 정부는 요구 조건이 수용될 경우 원칙적으로는 AIIB에 참여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최 부총리는 전날 이뤄진 러우지웨이(樓繼偉) 중국 재정부장과의 양자 회담에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연내 조기 타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우리의 최대교역국으로 중국 경제가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한중 FTA가 연내에 타결되고 조기에 비준된다면 중국 시장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APEC 재무장관 회의에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가장 큰 요인이 주요 통화 정책의 갑작스러운 변화라는 점을 지적했다”며 “양질의 서비스 산업 육성과 중소기업 지원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등이 긴요하다는 데 대부분의 장관들이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최 부총리는 APEC 재무장관 회의에서 최근 미국 달러화 강세 현상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그는 “기축통화(Key Currency)가 지나치게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미국) 통화정책의 신중한 조정과 명확한 소통을 주문했다고 기재부는 전했다.
한편 그는 취임 100일을 맞은 소감을 묻는 질문엔 “취임 당시 세월호 여파로 경제주체들이 굉장히 가라앉은 상황에서 100일간 여러 정책을 통해 가라앉은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정책 효과를 내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시장에 일관된 시그널을 주는 것이 중요하며 그런 관점에서 국회에 계류된 경제활성화 법안의 통과가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