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메디슨의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 흡수 합병 소식에 장외시장에서 삼성메디슨의 주가가 급등했다.
삼성메디슨의 주가는 불과 한 달여 전만 해도 삼성전자가 삼성메디슨을 합병할 것이라는 우려에 곤두박질 쳤다. 그러나 합병의 주체가 삼성전자에서 삼성메디슨으로 바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하락세를 보이던 주가는 반등하기 시작했다.
27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삼성메디슨은 삼성전자의 소비자가전(CE)부문 산하 의료기기사업부를 흡수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은 순차적으로 그룹 내 의료기기 관련 사업부를 삼성메디슨에 이관할 방침이다. 삼성은 삼성전자의 의료기기 자회사 넥서스와 뉴로로지카도 삼성메디슨으로 합병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삼성메디슨의 주가가 치솟기 시작했다. 장외주식시장 K-OTC에 따르면 이날 삼성메디슨은 전 거래일보다 29.87%(1465원) 상승한 63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의 차세대 핵심 사업인 의료기기 사업이 삼성메디슨에 집결될 경우 삼성메디슨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판단에서 투자자들이 이 회사의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 삼성메디슨 주주는 "삼성메디슨이 의료기기 총괄 기업으로 재편된다면 폭발적인 매출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메디슨의 주가는 지난 9월만 해도 약세를 보였다. 애초에 삼성그룹은 삼성전자가 삼성메디슨을 의료기기 사업부로 흡수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합병 시 삼성메디슨의 평가 가치가 절하될 것이라는 우려에서 삼성메디슨의 주가는 10% 이상 빠졌다. 합병안이 발표된 지난달 2일 8000원이었던 주가는 지난 22일 4810원까지 떨어졌다.
비상장사의 흡수합병 진행 시 상장사 합병과는 달리 자산 및 수익가치 등을 가중 평균해 비상장회사의 가치를 산정해 흡수비율 등을 결정한다. 그러나 삼성메디슨은 지난 2011년 삼성전자에 인수된 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은 삼성메디슨의 미래 가치는 높으나 이에 비해 현재 가치가 낮아 주식이 제값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해 이 회사의 주식을 매도한 것이다.
삼성이 의료기기 사업을 삼성전자 내부가 아닌 별도 법인인 삼성메디슨에 맡기면서 향후 의료기기 분야에 특화된 삼성메디슨의 기업 가치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삼성이 삼성메디슨을 세계적 의료기기 회사인 GE, 필립스, 지멘스 등과 겨룰 수 있는 회사로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은 만큼 실적 또한 향후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삼성메디슨의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391억원과 17억원이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이 향후 신성장동력으로 의료기기 사업을 선택하며 이 같은 움직임이 있는 것"이라며 "향후 삼성메디슨의 상장도 경우에 따라서 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