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일로 예정됐던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이 무산됐다.
삼성중공업은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행사한 주식매수청구 규모가 합병 계약상 예정된 한도를 초과해 합병계약을 해제하기로 결정했다고 19일 밝혔다.
합병 추진 과정에서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한 주식매수청구 금액은 7063억원으로 당초 정한 매수대금 한도인 4100억원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계획대로 합병을 진행하기 위해서 양사가 총 1조6299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주식매수대금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과도한 주식매수청구 부담을 안고 합병을 진행할 경우 합병회사의 재무상황을 악화시켜 궁극적으로 주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판단, 계약 해제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측은 "주식매수청구 행사 과정에서 드러난 시장과 주주들의 의사를 존중하고 이를 겸허히 수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합병 무산으로 매출 25조원 규모의 거대 플랜드 기업 탄생은 불발됐다.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은 석유화학플랜트 분야에서 강점을 활용, 합병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었다.
더불어 삼성중공업은 삼성엔지니어링의 강점인 ‘설계·구매·프로젝트 관리’ 능력을 확보해 해양플랜트 사업의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삼성중공업의 해양플랜트 제작 역량을 더해 육상 화공플랜트 중심에서 고부가 영역인 해양 플랜트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할 방침이었다. 두 회사는 합병 후 2020년 매출 40조원에 달하는 종합 플랜트 회사로의 성장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한편,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재추진 여부는 현재 불투명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