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은 26일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등 4개 계열사를 패키지로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자산규모 37조원인 한화그룹은 자산가치가 13조원 규모인 4개사 인수로 39조원인 한진그룹을 제치고 재계 서열 10위에서 9위로 올라서게 됐다.
재계는 최근 미국의 다우케미칼 등 대형 인수ㆍ합병(M&A)를 물색하던 한화그룹이 삼성그룹을 택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거래 규모를 고려하면 총수의 의지가 반영된 것은 당연한 것으로 보여진다”며 “이번 거래를 보면 삼성 쪽이 현명한 선택을 한 걸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석유화학 업황이 워낙 좋지 않고, 방산 부문 역시 최근 비리가 연이어 터지는 등 예전과 같이 땅짚고 헤엄치는 식의 장사는 아니라는 해석이다.
그러나 한화도 얻은 것이 충분하다. 이번 M&A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게 됐을 뿐만 아니라 지난 60여년 그룹 성장의 모태가 돼 온 방위사업과 석유화학사업의 위상을 국내 최대 규모로 격상시켰다. 특히 이번 딜이 성사됨으로써 한화그룹은 ‘선택과 집중’ 전략에 기반한 중장기 사업구조 재편작업을 일단락할 수 있게 됐다.
한편, ㈜한화, 한화케미칼, 한화에너지 등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삼성테크윈과 삼성종합화학 지분을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 측이 보유한 삼성테크윈의 지분 전량인 32.4%를 ㈜한화가 8400억원에 인수하며, 삼성종합화학의 지분 57.6%(자사주 제외)는 한화케미칼과 한화에너지가 공동으로 1조600억원에 인수한다. 옵션으로 추후 경영성과에 따라 1000억원을 추가 지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