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유누스’가 롤모델…빈곤층에 금융지식 나눔 포부
37년간 산업은행에 몸담아 온 김세진 부장의 머릿속은 ‘지식 나눔’이라는 단어로 가득 차 있다. 긴 시간을 금융권에서 얻은 경험을 통해 젊은층과 빈곤층에게 금융지식을 나눠 주는 게 앞으로의 계획이다.
그중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마이크로크레딧(작은 금융)이다. 마이크로크레딧은 빈곤계층의 소규모 사업 지원을 위한 무담보 소액대출이다. 1976년 방글라데시에서 설립된 그라민(Grammeen)은행이 대표적 마이크로크레딧 금융기관이다.
김 부장은 “금융의 사각지대에 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런 데서 봉사를 하고 싶다. 실제로 그런 쪽으로 준비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무하마드 유누스(Muhammad Yunus)를 롤모델로 꼽았다. 유누스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방글라데시의 경제학자 겸 금융인이다. 그라민은행의 총재이기도 하다.
김 부장은 여성을 상대로 소액 대출을 해 상당한 빈민을 구제한 유누스의 사례를 설명했다. 방글라데시 여자들은 5~10달러의 작은 돈을 대출받아 가내수공업을 하면서 가업을 일으키려고 했다. 책임감이 높아 회수율이 90%가 넘었다. 연대 책임을 지게 하기 위해 5명씩 엮었다는 것이 특징이다. 가업이 커지면 다시 더 큰 돈을 빌려줘 지속 성장을 지원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회연대은행이 최초로 도입했다. 산업은행에서도 연간 5억~10억원씩 운용한다. 플라워숍, 구두가게 등을 창업하려는 개인 소상공인한테 빌려준다.
김세진 부장은 “이런 것들이 사회적으로 굉장히 좋은 영향을 끼친다. 그런 데서 일하고 싶다. 그래서 많이 공부했다”고 했다. 그러나 생계형 자금을 빌려 쓴 사람들의 인식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그는 “쪽방촌 사람들한테 빌려줘 봤는데 우리나라는 회수율이 높지 않다. 하지만 실패든 성공이든 경험들이 쌓이면 사회적으로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시중은행들이 큰 금융뿐 아니라 작은 금융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