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2015년 임원인사가 4일 발표됐습니다. 눈에 띄는 점은 승진 규모가 작년보다 크게 줄었다는 것인데, 삼성전자의 부진이 좋지 않은 영향이 미친 모습입니다.
오늘 삼성은 부사장 42명, 전무 58명, 상무 253명 등 총 353명의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작년 476명(부사장 51명, 전무 93명, 상무 332명)보다 무려 123명이나 줄었습니다.
이번 삼성 인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삼성전자 인사 칼바람, 발탁 인사, 여성·외국인 인재 중용으로 요약됩니다.
먼저 삼성전자는 올해 실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승진자 수도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227명)보다 62명 줄어든 165명의 임원 승진자를 배출했습니다. 신임 임원 승진자도 지난해 161명보다 40명이 적은 121명에 그쳤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무선사업부의 부진이 거론됩니다.
삼성을 젊고 역동적인 조직으로 변화시키려는 최고위층의 의지도 엿보입니다. 전체 승진 규모가 줄어든 만큼 작년에 비해 발탁 인사자도 줄었지만 비중은 10% 중반대를 유지했습니다.
삼성은 여성·외국인 인재 중용도 잊지 않았습니다. 남성들의 무대라는 조선·중공업 업계에서 최초의 여성 임원이 삼성중공업에서 탄생했습니다. 아울러 삼성전자 실리콘밸리연구소 프라나브 VP는 이번에 승진한 삼성 임원을 통틀어 가장 나이가 어린 33세에 ‘별’을 달았습니다. 프라나브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공과대학(MIT) 미디어랩 출신으로,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젊은 과학자’ 35명 중 한 명으로 선정된 천재라고 합니다.
등용된 사람이 있다면 떠나는 사람도 있습니다. 사상 최대의 임원 승진 뒤에는 사상 최대의 임원 사직이라는 그림자가 있는 법입니다. 올해는 승진이 소폭에 그쳤지만 역시 오랜 기간 몸 담았던 회사를 뒤로 하고 발걸음을 옮기는 임원들은 적지 않을 것입니다.
인사를 한 달 앞둔 11월이 되면 삼성 임원들은 자신의 짐을 하나씩 집에 가지고 가 사무실의 짐을 줄인다는 우스갯말도 있습니다. 만일 재임용에서 탈락할 경우, 가방 하나 들고 회사를 나서기 위해서라지요. 다행이 재신임을 받게 된다면 1월부터 조금씩 짐을 다시 회사로 가져온다고 합니다.
삼성의 한 임원은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삼성의 임원인사를 한 번 겪어보니 세상을 알 것 같다.”
국내 대표 기업을 위해 온 몸을 던졌고, 이제 명예롭게 자리를 떠나는 이들에게도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