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송파 세 모녀 사망 사건을 통해 기초생활보장제도 다룬다

입력 2014-12-20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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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송파 세 모녀 사건의 알려지지 않은 전말을 공개하면서 기초생활보장제도의 현실에 대해 짚어본다.

20일 밤 11시 15분 방송되는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송파 세 모녀 사건을 재조명한다.

지난 11월 15일 서울 송파구, 50대 부부가 집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한 부부의 목에서 각각 날카로운 흉기에 의한 자상이 확인됐고 현관문은 열려있었다.

경찰은 타살 혐의를 두고 수사에 착수해 사건 발생 시간 즈음 주변 CCTV를 분석했지만 외부인의 흔적은 전혀 없었다.

사건의 결정적인 증거는 사건이 발생되기 바로 전에 119로 ‘신속하게 와 달라’고 신고를 했던 어느 남성의 음성이었다. 제작진이 만난 부부의 지인들은 신고음성을 듣고 “남편이 맞아요. 확실해요. 목소리가 정확하게 맞아요”라고 말해 충격을 주었다.

119에 신고를 한 남성은 바로 사망한 남편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경찰 수사 결과 남편이 아내를 먼저 숨지게 한 후 119에 신고를 하고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밝혀졌다.

6월 23일에는 전북 군산, 아파트 9층에서 50대 여성 박씨가 투신소동을 벌였다. 다행히 경찰과 소방대원이 한 시간 여 동안 설득한 끝에 여성을 구조했다. 연매출 100억원 대의 성공한 여성 사업가였던 그녀가 투신자살을 시도한 이유는 무엇일까.

2월 26일, 서울 송파구 작은 지하방에서 세 모녀가 연탄불을 피우고 사망한 채 발견됐다. 편지봉투에 적힌 유서에는 주인아주머니께 ‘죄송하다’는 말과,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인 70만원이 들어있었다.

아버지가 남긴 빚 때문에 신용불량자가 되어 취직을 못하던 두 딸과, 식당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던 길에 팔을 다쳐 일을 하지 못하게 된 어머니 박씨는 어려운 형편에도 공과금 한 번 밀린 적 없었지만 생활고 끝에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그들이 극단적인 상황에 몰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이 기초생활수급과 같은 보조금 지원 시스템을 몰랐을 것이라는 여러 추측만 난무한 가운데, 담당 사회복지사도 세 모녀 사건이 나기 전까지는 그들의 상황을 몰랐다고 했다. 그런데, 제작진은 취재 도중 세 모녀를 잘 알고 있다는 지인에게서 뜻밖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세 모녀의 지인은 “동사무소에 가서 보조금 신청을 했는데 30대 딸이 둘 있으니까 안 된 거야. 그러니까 두 번 다시 가서 신청을 안 하지”라고 증언했다. 담당 사회 복지사는 “상담 한 게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 분이 서류를 제출하신 적이 없어요”라고 말했다.

지난 12월 9일,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 이른바 ‘세모녀법’이 최종 통과되었다. 세모녀법을 통해 보건복지부는 전체 수급자 수가 약 134만 명에서 약 210만 명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홍보했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세모녀법은 세 모녀를 살릴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한 사회복지사는 “부양의무자와 함께 살고 있고, 근로 능력이 있기 때문에 수급 대상이 안 돼요”라고 말했다.

부양의무자가 있다는 이유로 개인의 사정은 배제하고 수급 탈락을 시킨다는 것이다. 부양의무제 때문에 아들이 혜택을 받기위해 부양의무자인 아버지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도 발생했다. 한 남성은 관공서 측으로부터 수급을 받기 위해 딸과의 관계를 절연해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다며 하소연하기도 했다.

지난 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 14000여 명 중 경제생활 문제로 죽음을 택한 이들은 무려 2460명이다. 4년 6개월간 기초생활수급을 받아온 사람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은 1238명이다. 누구를 위한 세모녀법이며, 과연 세모녀법으로 누가 얼마나 구제받을 수 있을지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그 진실을 추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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