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애 산업부 기자
롯데 측은 바닥 균열 논란에 ‘디자인’으로, 아쿠아리움 누수에는 ‘수족관에서 종종 일어나는 현상’, 스크린 진동에는 ‘음향 파동’일 뿐이라고 대응했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은 사건을 더 키웠다. 롯데가 바닥 균열을 시멘트로 덮는 보수를 진행하면서 당시 해명이 거짓말이 아니었냐는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또 아쿠아리움 보수를 완료했다고 밝혔지만, 지난 7일 서울시 현장조사 결과 거짓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최근 발생한 인부 추락사 사건 당시에는 롯데가 관할 소방서에 따로 신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롯데는 2011년 6월 착공에 들어간 이후 계속 터지는 안전 사고에 대해 사고 원인, 현황, 대응 조처 등에 대해 투명하게 밝히지 않고 진실을 덮는데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개장 이후 안전성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마치 앵무새처럼 무사안일한 해명으로 일관했다.
본지 기자가 지난 11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아세안 CEO서밋’ 행사에서 신동빈 회장에게 ‘제2롯데월드의 아쿠아리움 누수 사고와 관련해 내부 대책을 세우고 있느냐?’라고 질문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할 말이 없다. 노 코멘트다’였다.
각종 사건·사고가 보내는 신호를 무시해서는 안된다. 롯데그룹을 감싸안은 집단적 안전 불감증은 대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 민정욱 충남대학교 사범대학 건설공학교육과 겸임부교수는 “제2롯데월드에는 지금 불길한 징조들이 하나둘 모여들고 있다. 이러한 전조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여기저기 나타나는 것은 하인리히 법칙이 말하는 것처럼 대재앙에 대한 예고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의를 요구했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롯데그룹 계열사 대표들은 최근 이례적으로 한자리에 모여 사과와 함께 ‘철저한 진단 및 보완’을 약속했다. 철저하기만을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