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시무식 신년사…“개혁은 선택지없는 외나무다리”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새해를 맞아 직원들에게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정책을 펴 나가는 데 있어 투철한 소명의식을 갖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국민과 함께 할 것을 주문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2015년 기획재정부 시무식 신년사’를 통해 “적폐의 개혁은 이제 우리시대의 미션이자 현 정부의 ‘팔자’가 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개혁은 힘이 들고 욕먹을 수 있지만 개혁이 없으면 일자리도, 성장도, 복지도 불가능하다”면서 “청년취업, 비정규직, 베이비부머 문제 등 불편한 현실을 직시한다면, 결국 개혁은 ‘선택지 없는 외나무다리’가 된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지난해 한국은 일본을 국가신용등급에서 앞질렀고 FTA 경제영토는 세계 3위로 확대됐으며 가장 짧은 기간에 무역규모 1조 달러를 달성했다”며 “확장적 거시정책과 부동산 대책으로 경제회복 모멘텀을 되찾았고 구조적 내수부진 돌파할 제도도 설계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그는 “경직되고 이중적인 노동시장, 내수·수출과 대·중소기업 등 부문간 불균형,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감소, 주력 제조업의 경쟁력 저하, 현장과 괴리된 교육이나 금융 보신주의 등이 우리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근본 개혁 대신 임시 미봉으로 대응한 결과 문제점이 쌓여 적폐가 되었고 이를 ‘폭탄 돌리기’처럼 떠넘기다가 타이머가 멈추기 직전에 우리 시대가 물려받은 셈"이라면서 "적폐의 개혁은 이제 우리 시대의 미션”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개혁에 실기(失機)하면 유럽 선진국이나 일본, 러시아처럼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도 부연했다.
또 이같은 상황을 두고 “오랜 기간 문제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애써 눈을 감았거나 당장 ‘발등의 불’을 끄느라 중장기 과제로 미뤘거나 근본개혁 대신 임시미봉(臨時彌縫)으로 대응한 결과”라면서 “이젠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고 구조개혁에 대한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최 부총리는 최근 ‘2015 경제 정책 방향’을 통해 액션플랜을 내놓으며 구체화한 구조개혁을 성공시키기 위해 우선 개혁에 대한 투철한 소명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이번 개혁은 외부에서 ‘강요된 개혁’이 아닌 우리 스스로 합의해서 선제적으로 희망을 설계하는 작업이고, 입에는 쓰겠지만, 체질을 바꿔줄 양약(良藥)이다”라며 외환위기 때의 개혁작업과 차별화했다.
창의적인 개혁방법도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개혁은 많은 설득력있는 대안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기에 때로는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 돌파구를 제공하기도 한다”면서 “이번 개혁도 서로 뺏는 제로섬(zero sum)이 아니라 합(合)을 키우는 포지티브섬(positive sum)이라는 점에서 모두에게 이익을 만들어 내는 창의적 방법이야말로 개혁의 최고 동력”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개혁은 이익 갈등이 일어나는 ‘타협과 협상의 영역’으로 정부 혼자 그 과정을 단독으로 지배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면서 “개혁정책의 제안~수립~집행~평가의 모든 과정에서 국민과 함께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최 부총리는 “규제든, 연금이든, 노동이든, 교육이든 내구성 좋은 탄탄한 제도를 만드는 것이 개혁”이라며 “오직 국가의 백년대계만 보고 개혁을 완수해나가자”고 직원들을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