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은 오는 2월 10일 열리는 정기총회에서 임기 2년의 회장을 선출한다. 다만 아직까지 마땅한 적임자가 나서지 않아 재계는 허 회장의 연임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허 회장은 지난 2011년 제33대 전경련 회장으로 취임했으며 2013년 경제위기 극복에 앞장선 점을 높이 평가받으며 회장으로 재추대됐다.
허 회장은 5일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2015년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전경련 회장을 연임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이에 앞선 2일 전경련 시무식에서는 연임 여부와 관련해 “마음을 비웠다. (전경련 회장을) 하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허 회장의 발언에 재계의 의견은 분분하다. 듣기에 따라서는 회장단의 추대가 있으면 연임이 가능하다는 시각과, 반대로 연임을 고사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전경련 한 관계자는 “(허 회장의 발언에) 연임 여부를 판단키가 어렵다”며 “거기다 회장단에 속한 분들이 나서서 회장을 하겠다는 것도 아니라서 정기총회 날이나 돼야 차기 인선이 알려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허 회장이 연임을 고사하면 마땅한 인선이 없다는 점도 전경련의 고민거리다. 또 최근 전경련의 위상이 예전만 못한데다 신경쓸 일은 많지만, 얻을 것이 그리 없다는 인식도 차기 회장 선출을 어렵게 하고 있다.
허 회장 후임으로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거론됐으나 최근 ‘땅콩 회항’ 사건으로 사실상 멀어진 분위기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물망에 올랐지만 김 회장은 집행유예 기간이라 시기상조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또 신 회장은 최근 제2롯데월드의 안전 문제가 화두에 오르면서 고사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이 밖에 전경련 회장단의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과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대림그룹의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등이 후보로 거론되지만 전경련 수장을 맡기에는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시각이다.
한편, 1961년 전경련 창립 이후 회장직을 세 번 이상 연임한 역대 회장은 고 정주영 회장(5연임), 고 김용완 회장(4연임), 고 홍재선 회장(3연임) 등 3명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