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가 수사당국의 무분별한 사이버 검열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압수수색 영장 집행 요청 등 수사기관의 개인정보 요청 내역을 공개하는 ‘투명성 보고서’를 23일 전격 발표한 것입니다. 네이버도 비슷한 내용이 담긴 ‘개인정보보호 리포트’를 발간했습니다.
이 대표의 이 같은 초강수는 개인정보 요청에 대한 수사기관의 운신의 폭을 크게 좁혔다는 평가입니다. 사이버검열이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만천하에 공개함으로써 국민이 직접 당국을 견제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번에 발표한 내용을 보면 상당히 충격적이기 때문입니다. 투명성보고서에 따르면, 다음카카오가 서비스하는 다음과 카카오톡에 대한 지난해 수사당국의 압수수색 영장 집행 요청이 2년새 각각 3.5배, 4.7배 늘어났습니다.
네이버 역시 개인정보보호리포트에서 당사자의 동의없이 통신의 내용을 알아내거나 기록·송수신을 방해하는 것을 의미하는 ‘통신제한조치’를 위한 감청영장 요청 또한 2012년 30건에서 2013년 72건, 2014년 56건으로 증가추세임을 밝혔습니다.
생활패턴이 온라인과 모바일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데 수사당국이 압수수색 영장 집행 요청을 늘려나간 것이고, 이는 결국 검열을 더욱 철저히 하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난 10월 이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이버 검열 논란에 공식 사과하며, 앞으로 들어오는 감청 영장에 응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감청 거부에 대해서 책임을 지며 법적 처벌도 달게 받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때문에 국회에도 많이 불려다녔고, 뜬금없는 음란물 유포죄로도 수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내놓은 투명성 보고서를 계기로 더 많은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업계 안팎에서 나오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 대표가 꿋꿋이 제 길을 걸어가 내년에 발간될 2015년도 투명성 보고서에는 감청영장 요청 건수 항목이 ‘제로(0)’인 것 볼 수 있게 되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