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정책 대해부]‘초이노믹스’ 아닌 ‘근혜노믹스’ 색깔 낼 듯

입력 2015-01-29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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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는 새누리당 원내대표 재임 중에 박근혜 정부의 정책에 적극적인 공조를 펴고 박 대통령의 비판에 강력한 비판으로 맞서는 등의 전형적 친박(친박근혜)계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서도 자신의 색깔을 잃지 않고 있다. 그간 이 후보자의 발언과 행보, 저서인 ‘약속을 지키는 사람’을 종합해봤을 때 그가 국무총리 인사청문회를 무사히 통과한다면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초이노믹스’ 정책과 달리 공약에 충실한 ‘근혜노믹스’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인으로서 이 후보자의 강점은 유연함이다. 정부의 주요 정책에 최대한 협조하면서도 야당과 협상에서 주어진 범위 내에서 재량을 발휘하는 ‘유연한 원칙주의자’임을 내세웠다. 그러면서도 야당과 일부 여당 인사들의 개헌 주장에 대해 반대했고 법인세 인상 논란에 대해서도 “경제활성화에 역행”한다는 이유로 제동을 걸었다. 박 대통령이 강조한 공무원연금 등 각종 개혁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범박이라는 평가를 넘어 친박으로서 색깔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필요할 경우 정부에 반대 의견도 개진했다. 그가 최 부총리와 각을 세운 대표적인 사례는 정부가 발표한 소위 ‘장그래법’이라 불린 노동개혁 정책이다. 이 후보자는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려는 정부의 정책과 관련, 지난 4일 MBC ‘시사토크 이슈를 말한다’에 출연해 “이는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정책이다”고 비판했다. 또 5일 기자들과 만나 “비정규직의 계약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것은 위험하다. 자칫 비정규직을 더욱 늘려 소비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는 연말정산 개편안에 대해서 그는 21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정부를 겨냥, “담뱃값을 2000원 인상함으로써 사실상의 서민증세라고 하는 여러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다시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적극적이고 발빠른 대응을 통해 정부로부터 정책 수정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의 공약 실행’이라는 원칙을 내세운 이 후보자가 총리직을 수행하게 된다면 그동안 최 부총리 주도로 추진됐던 경제 등 정책 방향에 상당부분 수정이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의 소통 능력에는 여야 모두 이견이 없다. 무엇보다 지난해말 ‘12년 만의 법정 기일내 예산안 통과’라는 이정표를 세우는 데 한 축을 담당했다. 그는 당시 협상 파트너인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와 ‘짜장면 협상’을 통해 극적으로 협상을 타결했다. 양당 원내대표는 이후 “선진화법 시행 이후 예산안 법정 시한내 처리 선례를 남겼다”고 평가했다. 이 후보자는 협상을 통해 담뱃값 2000원 인상, ‘가계소득 증대세제 3대 패키지’ 등 주요 안건들을 관철시켰다.

한편 이 후보자는 지난 2011년 출간된 저서 ‘약속을 지키는 사람’에서 박 대통령과의 특별한 인연을 담기도 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논란 당시 원안 유지를 주장하던 박 대통령에 대해 “원칙과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보니 보통 정치인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서술했다. 또 여론이 세종시 수정안으로 기울어 갈 때도 “충청인들의 유일한 버팀목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였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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