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케이스톤 사모펀드(PEF)가 금호고속 매각과 관련해 법적 조치에 나선다고 하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들이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금호아시아나는 이날 입장자료를 통해 사모펀드 측이 대우건설 주가하락에 따른 손실분 보전을 위해 무모한 고가 매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금호고속은 지난 2012년 대우건설 지분, 서울고속터미널 지분과 함께 패키지딜로 IBK-케이스톤 PEF에 인수됐다. 당시 채권단 등에서 원활한 투자자 모집을 위해 금호고속 지분도 패키지에 포함해줄 것을 주장,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고속에 대해 향후 일정수익률을 주고 되사오는 조건으로 우선매수권을 부여받았으며, 금호산업은 해당 PEF에 30%(1500억원)을 출자하기도 했다는 것.
이 과정에서 사모펀드가 최고가를 제시하지 않았음에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은 ‘기업재무안정 PEF’로 설립됐기 때문인데, 설립 목적을 잊은 채 오로지 수익을 내기 위해 연이은 무리수를 둬 금호고속 임직원 및 업계로부터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금호아시아나의 주장이다.
금호아시아나는 지난 2012년 금호고속 지분 인수 시 체결한 주식매매계약(SPA)의 내용에 ‘대표이사 선임 권한은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있다’고 명시됐음에도, 3년간 탁월한 경영 능력을 보였던 김성산 대표와 일부 임원을 본인들의 이익에 반한다는 이유로 해임하고 사모펀드 측 인사 2명을 공동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사모펀드 측이 고속버스 산업 경영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는 인사를 대표이사에 선임하고 신원확인도 되지 않은 인원을 신규 채용하면서, 이를 저지하려는 금호고속 임직원들과의 갈등이 표출됐다는 설명이다.
앞서 지난 21일 사모펀드 측은 외부용역 직원 40여명을 동원해 무력으로 사무실 점거를 시도했으나 금호고속 임직원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실패했다. 현재 금호고속 임직원들은 자발적으로 ‘구사회’를 조직해 여의도 IBK투자증권 앞에서 PEF의 전횡에 반발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금호아시아나는 사모펀드의 무리한 행보 이면에 대우건설 주식(5104만2007주)을 적절한 시점에 매각하지 못한 실수를 만회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우건설 주식이 지난해 7월경 1만원 이상으로 상승했을 때, 대다수의 LP(유한책임투자자)는 매각 시점이라고 판단해 GP(무한책임투자자)인 사모펀드 측에 수차례 매각을 건의했으나, 이를 묵살하고 지분매각을 하지 않았고, 결국 대우건설 주가가 5000원대로 급락해 LP 수익률 달성이 어려워지자 금호고속을 고가 매각해 대우건설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분을 보전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금호아시아나는 또 사모펀드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공개매각 절차를 방해해 경쟁입찰이 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터무니없는 가격에 재매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금호아시아나가 재매입하지 않으면 금호터미널이 보유하고 있는 후순위 지분 1838억원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협박을 하기도 하는 등 GP로써 도를 넘어서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호아시아나는 우선매수권이 부여된 기업 매각은 외부에 온전히 매각된 전례가 없음을 사모펀드 측이 간과한 채 처음부터 무리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