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재료를 사용한다'는 지적으로 인해 재임용을 거부당한 동양화과 대학강사가 소송을 통해 다시 강단에 설 수 있게 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동양화과 전임강사로 근무하다 재임용을 거부당한 A씨와 B씨가 "재임용 거부 처분은 무효"라며 한 사립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일 밝혔다.
판결이 확정됨에 따라 재임용 거부 처분은 무효가 되며, 학교는 두 사람에게 미지급 임금 8400여만원을 줘야 한다.
학교 실적평가위원회는 2009년 A씨와 B씨의 재임용을 거부했다. 서양 재료를 사용하는 A씨가 한지나 수묵, 채색이 아닌 캔버스나 아크릴 등의 서양재료를 사용하는 A씨가 동양화과 교수로서양재료 동양화과 교수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게 이유였다. B씨의 경우 작품 대부분이 목판화여서 동양화 전공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평가위에 속한 이모 교수는 개인전에서 철판이나 아크릴 등 서양 재료를 사용한 작품을 전시한 적 있었다. 김모 교수도 천에 채색을 한 작품을 내놓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다.
1심은 "재임용 심사에 절차상 하자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2심은 더 나아가 "A씨와 B씨가 적법한 심사를 받았다면 재임용됐을 것"이라며 손해배상 청구까지 받아들였다.
대법원은 "원심이 교원의 재임용 가능성, 대학의 자율권과 재량권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지 않았다"며 2심 판단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