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증세하면 디플레이션 우려가 악화될 수 있어 증세를 논의할 상황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를 통해 "증세가 수요 제약으로 경제를 일시적으로 위축시키는 효과가 있어 디플레이션 방지라는 측면에서 마이너스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증세에 대해 "경제활력을 감안해 좀 더 균형적, 입체적으로 증세 문제를 다뤄야 한다"면서 "현재 경제상황을 고려하면 증세를 논의할 타이밍(시기)이 아니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하지만 국회가 나서서 증세와 복지 수준 문제를 합의하면 정부도 검토해보겠다는 뜻은 계속 밝혔다.
최 부총리는 "증세는 국민적 컨센서스(합의)가 전제되지 않으면 굉장히 많은 혼란과 갈등을 초래할 수밖에 없는 아주 예민한 사안"이라면서 "국회에서 국민 공감대 형성을 위해 나서주시면 정부도 나름대로 고민을 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현실적으로 입법을 하려면 국회에서 여야 합의가 필요하고 아무런 결과도 못 내놓으면서 정치적 논쟁만 계속하면 문제가 있다"면서 "이런 부분을 감안해 국회가 나서 주시고 정부도 이 과정에서 뒷짐지지 않고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대신 "세율을 올린다고 해서 중장기적으로 세수가 늘어난다는 것은 실증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가설"이라며 증세 효과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현 정부의 정책이 대기업 위주라는 일부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서는 "정부는 법인세를 성역화하지 않는다"면서 "투자, 배당, 임금 인상 안 하면 세금 더 내게하는 기업소득 환류세제가 법인세"라고 최 부총리는 반박했다.
그는 그러면서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된 복지수준 및 재원조달 방법에 관한 논의를 비롯해 기업과 국민의 의견에도 겸허하게 귀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자금유출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지만 토빈세(외환거래세) 도입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경기와 관련해 "그동안 적극적인 정책 대응으로 경제 회복 불씨를 살렸지만 지난해 4분기 부진 등으로 회복 모멘텀이 미약한 상황이다"라고 진단했다.
최 부총리는 "이럴 때일수록 경제 체질 개선과 경제 활력 제고를 균형있게 추진해야 한다"면서 "공공·금융·노동·교육 등 4대 부문에서 사회적 합의를 통해 누적된 문제를 해결하고 국민에게 약속 드린 주요 과제를 완수하기 위해 흔들림 없이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내외 여건이 녹록하지 않지만 유가 하락,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확장적 정책, 금리인하 등 경기 상승 요인이 제대로 작동하면 올해 정부 목표치인 3.8% 성장률 달성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총량 지표상으로는) 올해 경제가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이고 체감 경기도 좋아지도록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가계부채의 질적인 구조개선을 추진하고 기업부문의 경쟁력 항샹에도 노력하는 한편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대응해 점검을 강화하는 등 위기 대응 체계도 공고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물가에 대해 "디플레이션은 물가가 하락하는 것"이라면서 "이런 의미에서 한국은 디스인플레이션 상황"이라고 디플레이션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정부가 부채 주도 성장을 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경제가 가라앉고 있고 서민들이 아우성치는데 정부가 손을 놓고 있을 수 없다"면서 "경제를 살려가면서 리스크 요인을 관리하는 게 현실에 책임을 지는 정부"라고 맞섰다.
그는 세수 부족 해결을 위한 노력을 하겠다면서도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