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열, 지창욱, 강하늘….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뮤지컬 ‘쓰릴 미’ 출신이라는 점이다. 시카고를 배경으로 로스쿨 청년들의 범죄와 동성애를 다룬 브로드웨이 뮤지컬인 ‘쓰릴 미’는 소극장 작품임에도 마니아층의 탄탄한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1월 4일부터 3일까지 온라인 티켓 예매 사이트 인터파크가 집계한 국내 공연 월간 예매 순위에 따르면, ‘쓰릴 미’는 대극장 작품 틈바구니에서 당당히 9위를 차지했다. 1000석 규모 이상의 화려한 대극장 작품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쓰릴 미’는 2007년 국내 라이선스 초연 이래 변함없는 호응을 얻고 있다.
이처럼 소극장 뮤지컬 ‘쓰릴 미’가 꾸준한 사랑을 얻고 있는 배경에는 세련된 무대 연출, 이색적 소재, 절묘한 캐스팅 등이 자리한다. 한 대의 피아노, 2명의 남주인공이 긴장감 있게 풀어가는 이 무대는 강렬하게 관객을 흡입한다. 동성애, 살인, 유괴 등의 소재 또한 간결한 무대 위에서 감각적으로 펼쳐진다.
특히 ‘쓰릴 미’의 흥행 요소로는 출연 배우 캐스팅이 톡톡히 작용한다. 이지훈, 오종혁, 손승원, 이재균 등 작품을 거쳐간 배우들에서 알 수 있듯, 매력적인 남자 배우 간 호흡과 밀도 높은 캐릭터 소화력이 작품에 녹아들어 관객을 끌어당긴다.
청강대 뮤지컬스쿨 이유리 교수는 “국내 초연 때부터 캐스팅이 흥행에 큰 몫을 했다. 국내 뮤지컬 시장에서 젊은 여성 관객이 8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는데, 뮤지컬 주관객층인 여성 관객들에게 소구할 만큼 신선했다. 회전문 관객을 본격적으로 양산한 공연이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젊은 남자 신인들이 매력을 발산하면서 공연 자체가 가진 요소를 배가시킨 ‘쓰릴 미’의 이번 프러덕션의 경우 강필석, 김재범, 에녹 등 안정적 연기력이 강점인 배우들로 구성돼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