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을 견제하라… TSMC, 파운드리 기술 유출 소송 배경은

입력 2015-02-10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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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량 CTO 적법한 절차로 영입… 개인과 전 회사간 문제”

올해 부활을 시도하는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사업이 암초에 부딪혔다. 대만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TSMC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제기한 ‘기술유출’ 대법원 판결이 임박하면서다.

10일 대만 정보기술(IT) 매체 EE타임즈에 따르면 TSMC와 삼성전자는 반도체 기술유출 관련 대만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TSMC는 지난 2011년 자사 출신 량몽송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최고기술책임자(CTO)를 기술유출 혐의로 고발했다. TSMC는 삼성전자로 이직 전 자사 TSMC에서 17년간 연구개발 담당 임직원으로 근무한 량 CTO가 경쟁사 이직금지 조항을 어기고 삼성전자에 입사해 기술을 유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량 CTO는 2009년 TSMC를 퇴직하고 성균관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삼성전자 반도체 엔지니어 교육을 담당했다. 이후 경쟁사 재취업 금지기간이 지난 2011년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에 입사해 현재까지 CTO직을 맡고 있다.

TSMC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14나노 핀펫’ 미세공정 기술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은 량 CTO의 기술유출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해당 기간 미세공정 형태를 IBM의 U자형 실리콘 게르마늄에서 TSMC와 비슷한 다이아몬드 형태로 바꿨고 이 과정에서 자사 고유기술이 이용됐다는 것.

일각에서는 TSMC의 소송 제기가 삼성전자의 세계 파운드리 시장 지배력 확대에 대한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 14나노 핀펫 공정 기술을 개발, 안정적 양산체제를 갖추며 올해 AP 파운드리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애플과의 특허 분쟁으로 애플 ‘아이폰5S’와 ‘아이폰6·6플러스’ AP 위탁생산 상당 부분을 대만 TSMC에 내준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경쟁력은 최근 몇 년새 크게 약화됐다. 이에 따라 사업부 또한 적자를 지속했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2013년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대만 TSMC가 46%로 1위이며 글로벌 파운드리가 10%의 점유율로 2위, 삼성전자는 9.2%의 점유율로 UMC와 함께 공동 3위에 그치고 있다.

앞선 미세공정 기술력을 바탕으로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출시예정인 애플의 차세대 스마트폰 ‘아이폰7(가칭)’의 AP ‘A9’ 대부분의 물량을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만 법원이 2심까지의 판결에서 TSMC 손을 들면서 삼성전자도 마음을 놓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량 CTO는 적법한 절차로 영입했고 소송은 개인과 직전 회사 간 문제로, 회사 차원의 공식 입장 발표는 적절하지 않다”면서 “판결 결과에 따른 사후 조치에 대해서는 정해진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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