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서구권의 제재를 회피하고자 이슬람은행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 국가두마(하원)의 아나톨리 악사코프 의원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앞으로 두 달 안에 이슬람은행을 허용하는 은행법 개정안 검토에 착수할 것”이라며 “하반기 입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법 개정 추진이 아랍에미리트(UAE)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이슬람 자본을 유치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이슬람은행 설립을 통해 철도 등 인프라와 제조업 시설 확대에 필요한 재원 마련을 기대하고 있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주 서구 제재와 그에 따른 환율 쇼크, 국제유가 하락 등을 이유로 러시아 국가신용등급을 정크(투기)수준으로 강등했다. 이미 다른 신평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러시아 등급을 정크로 놓고 있다.
자금줄이 막힌 러시아로서는 이슬람 자본에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른 나라의 이슬람 자본 유치 움직임도 활발하다. 이미 영국과 룩셈부르크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지난해 이슬람채권인 수쿠크를 발행했다.
이슬람은행은 이자를 금지하는 이슬람 교리의 특징에 따라 사용자가 예금하면 이자를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운용해 배당하는 형태로 움직인다. 즉 금리가 아니라 투자의 개념으로 운영하는 은행을 뜻한다. 아울러 이슬람 교리에 반하는 주류와 돼지고기 등의 산업에 투자하는 것도 금지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