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신선식품 10원 전쟁 점입가경… 홈플러스·이마트, 제대로 붙었다

▲12일 서울 홈플러스 금천점에서 모델과 ‘신선지킴이’ 직원들이 신선식품을 선보이고 있다. 홈플러스는 이날부터 소비자가 가장 많이 찾는 500개 신선식품에 대해 연중 상시 10~30% 가격을 인하키로 해 대형마트 간 가격경쟁을 촉발시켰다.(사진제공=홈플러스)

홈플러스와 이마트가 신선식품 가격을 놓고 제대로 붙었다. 홈플러스는 12일 이마트가 자사를 겨냥해 한우 등을 20원 싸게 판매하자 이에 대응해 10원 더 내리는 등 10원 전쟁이 가열되고 있다. 시시 각각 경쟁사 판매가격에 따라 가격 경쟁에 돌입한 것.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오늘 일간지 전단광고에서 1등급 한우 가격을 100g 당 4300원으로 고지했다. 어제까지만 해도 홈플러스가 4600원에서 4320원으로 대폭 내리자 이마트가 20원 더 싸게 내놓은 것이다.

이마트의 가격 대응이 본격화되자 홈플러스는 오늘 다시 1등급 한우 가격을 이마트보다 10원 싼 4290원으로 추가 인하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가격 경쟁 자체가 목표는 아니지만, 1년 내내 고객들에게 신선식품을 싸게 공급하겠다는 의지와 취지를 알리는 첫 주인만큼 전국 최저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10원 단위의 가격전쟁은 시시가각 품목을 바꿔가며 진행되고 있다. 홈플러스는 이마트가 씨없는 청포도 1.36kg의 가격을 7800원(573.5원/100g)으로 내리자 마자, 100g당 546원으로 추가 인하하는 강수를 썻다.

대형마트 간 가격경쟁은 이날 오전부터 가열되기 시작했다.

12일 이마트는 일간지 전단광고를 통해 한우와 딸기 러시아 활대게 등의 가격을 고지했다. 딸기 1.7kg의 가격은 1만900원, 1.4kg으로 환산 가격했을 때 8976원으로 당초 홈플러스가 책정했던 1만원보다 1000원 이상 싸게 내놨다. 이미 1만5550원 수준이던 딸기(1.4kg) 가격을 내렸지만 홍보 전단 배포를 하루 앞두고 홈플러스는 ‘최저가’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해 다시 가격을 8800원으로 조정했다. 이미 전단지 인쇄가 마무리된 상태에서 급박하게 결정됐기 때문에 스티커를 덧붙여 가격을 수정했다.

이마트는 오늘부터 시작되는 홈플러스의 가격인하를 의식한 듯 ‘모두들 더 싸다고 말하지만 진짜 절약은 이마트’라면서 광고 문구의 헤드라인을 큼직하게 뽑았다.

수산물 쪽도 마찬가지다. 홈플러스는 국내산 해동 갈치(대)를 6900원에서 4480원으로 내렸다가, 이마트가 3950원으로 결정하자 3800원까지 깎았다. 거의 50%에 육박하는 할인폭이다.

홈플러스의 무차별적 가격 인하에 이마트는 일단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홈플러스 창립 행사 때 우리가 미진하게 대응한 것이 사실”이라며 “올해는 적극적으로 대응키로 오래전부터 방침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 역시 홈플러스발 가격 경쟁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사표시를 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우리는 점포별로 주 2~3회씩 경쟁사 가격조사를 진행한다”며 “이번 가격 인하를 어느 정도 예상했던 만큼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홈플러스발 대형마트 가격경쟁은 지난 10일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이 기자간담회에서 “12일부터 전국 140개 점포에서 판매하는 신선식품 500가지 가격을 종전보다 10~30% 내리겠다”고 말하면서 촉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