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미 힐미’ 기억해, 우리가 지성에게 반한 시간 [스타인터뷰①]

입력 2015-03-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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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무엑터스 제공

최근 종영한 ‘킬미 힐미’의 뜨거운 인기의 중심에는 배우 지성이 있다. 지성은 극중 다중 인격 장애를 가지고 있는 재벌 3세 차도현 역을 맡아 각각의 개성이 뚜렷한 7개의 인격을 완벽히 소화해냈다. 1999년 드라마 ‘카이스트’로 데뷔한 그는 요행을 부리지 않고 한겹 한겹 탄탄하게 연기력을 쌓아갔다. 16년간 묵묵히 쌓아온 그의 견고한 연기력이 이번 ‘킬미 힐미’에서 빛을 보게 된 것이다.

17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식당에서 만난 지성은 아직도 드라마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해 보였다.

“드라마 종영하면서 가장 걱정됐던건 사실 저예요. 지금도 일상으로 잘 돌아갔다고 생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득 시간이 흘러 ‘킬미 힐미’의 여파로 힘들지 않을까 겁이나기도 해요. ‘킬미 힐미’ 제목처럼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치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캐릭터마다 진심을 담아 연기했어요. ‘킬미 힐미’는 제가 많이 배우고 치료가 된 작품이죠. 제 스스로에게 이번에는 잘했다고 칭찬해주고 싶어요.”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아무리 16년 배우의 길을 걸어 왔다하더라도 7개의 인격을 연기하기란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그러나 지성은 각각의 캐릭터의 개성을 살리면서도 차도현이라는 인물로 빚어진 7개의 인격을 하나로 관통하는 연기까지 선보였다.

“늦게 ‘킬미 힐미’의 대본을 받았기에 빠른 시간 내에 준비를 했어야 했어요. 캐릭터들을 어떻게 연기할건지 어떤 메시지를 담을 건지에 대해 확실하게 생각을 하고 들어갔죠. 버릴건 버리고 욕심내지 않고 마음을 내려놓고 연기했어요. 편하게 결과에 기대지 않고 연기하다보니 오히려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신 것 같아요. 캐릭터들이 각기 다르지만 차도현이라는 한 사람에게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연관성이 없다고 볼 수는 없어요. 나약한 요섭이와 유쾌한 요나, 인생의 방향을 제시하는 페리박, 분노하는 신세기, 나나와 미스터X까지 캐릭터들이 차도현이라는 한 사람을 이야기해주고 있어요. 그래서 사실 연기하면서 어렵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죠. 제가 언제 여자교복을 입고 연기를 하겠으며 신세기처럼 아이라인을 길게 그리겠어요. 저한테는 캐릭터 하나하나가 소중하게 가슴속에 남아있어요. 정성스레 마음속으로 만든 캐릭터라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네요.”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그가 연기한 7개의 인격 중 가장 떠나보내기 힘들었던 캐릭터는 무엇일까.

“7개 캐릭터 모두 소중해요. 그중 하나를 고를 수는 없을 것 같네요. 그래도 굳이 하나를 꼽자면 요섭이가 떠올라요. 요섭이는 힘들어서 나약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살아야되는 이유를 전하고 싶었던 캐릭터에요. 그렇다 보니 요섭이가 저한테는 의미있는 캐릭터죠. 요섭이의 마지막 불어대사가 생각이 나네요. 연기 하면서도 사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 눈물이 나더라고요.”

▲사진=팬엔터테인먼트 제공

‘킬미 힐미’는 ‘비밀’ 이후 지성과 황정음의 두 번째 만남으로 방영 전부터 화제가 됐었다. ‘비밀’의 이미지가 강해 처음에는 우려의 시선도 있었지만 지나친 기우였다는 것을 두 사람은 연기력으로 인증했다.

“정음씨한테 ‘우리가 무슨 인연이지’라고 물은 적이 있었어요. 일을 하면서 두 작품을 같이하기란 쉽지 않고 더군다나 연달아서 같이 하는 건 더욱 힘들잖아요. 배우들끼리의 호흡은 정말 무시 못하거든요. 제가 이 자리를 비로소 정음씨한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싶은 건 연기를 하면 상대배우가 리액션 받아주지 않으면 무의미한데 정음씨가 잘 받아줬어요. 정음씨가 덕분에 여러 인격들이 함께 놀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정음씨는 참 훌륭한 배우라고 생각해요. 정음씨랑 또 할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지 좋은 작품해보고 싶어요.”

‘킬미 힐미’ 지성 “아내 이보영 요나 연기하는 모습 보고 눈물 흘렸다” [스타인터뷰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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