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마켓] 감 잡은 코스피… ‘잃어버린 5년’ 찾을까

입력 2015-03-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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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자금 밀물대외 불확실성 해소, 올 글로벌 자금 29억 달러 유입, ‘유동성 랠리’에 일평균 거래대금 목표 5조 상향 검토 거래소 ‘지원 사격’초고가저유동株 액면분할 권장… 투자자 접근성 높여, 수수료 할인면세혜택… 상장 심사항목 줄여 문턱 낮춰

코스피가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 중요한 순간마다 증시의 발목을 잡았던 대외악재도 모처럼 말끔해졌다. 지난 5년간 지긋지긋할 만큼 맴돌았던 ‘박스피’(코스피+박스권)의 출구가 가까워지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의 발걸음도 어느 때보다 바빠졌다. 각종 여건이 두루 갖춰진 올해야 말로 침체됐던 시장을 회복시킬 적기라는 판단에서 모든 제도적 역량을 총동원한다는 계획이다.

◇ 증시환경 일제히 ‘맑음’...몰려드는 유동성 타고 2200 간다=그동안 코스피는 2011년 4월 고점을 찍은 뒤 1750~2090선을 맴돌아 ‘박스피’라는 별명이 붙었다. 하지만 최근 코스피는 눈에 띄게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연초 1800대 후반~1900대 초반을 들락거리던 코스피는 3월 들어 단숨에 2000을 돌파한 뒤 23일 현재 2040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수 상승의 원동력은 풍부해진 외국인 투자자금이다. ECB(유럽중앙은행)이 양적완화를 본격시행하고 중국 정부도 경기부양책을 예고하는 등 세계 주요 국가들이 일제히 통화완화 정책에 나선 영향이다. 여기에 최근 미국의 FOMC(연방시장공개위원회) 이후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가 상당부분 해소되면서 낙관적인 투자심리가 확산됐다.

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9일까지 한국 증시로 유입된 글로벌 자금은 29억달러 가량이다. 이는 아시아 신흥국 가운데서도 대만(25억6500만달러), 인도(23만7500만달러), 인도네시아(6억1100만달러) 등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증시전문가들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던 한국증시의 상대적 매력이 부각된 결과라고 해석한다.

시장에서는 ‘박스권 돌파’를 기대하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이머징 국가 가운데 한국은 ‘모범생’이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관련 불확실성이 줄면서 국내 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라면서 “국내 증시는 밸류에이션 매력이 충분한 데다 저유가, 배당 등 호재가 작용하면서 연말 코스피지수가 2200선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 “거래대금이 지수 뒷받침”...거래소, 유동성 강화 총력=거래소는 올해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침체국면에 접어들었던 자본시장에 활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라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거래소가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지표는 거래대금(유동성)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주가지수가 경기에 대한 6개월 선행지표라면, 유동성은 주가지수의 6개월 선행지표라는 증권가의 분석기법이 있다”며 “향후 거래대금을 끌어올리면 증시의 상승추세를 연중 유지해 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의 코스피 거래대금 규모는 지수상승에 앞서 증가한 바 있다. 일평균 코스피 거래대금은 지난 2011년 6조9000억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2012년 4조8000억원 △2013년 4조원 △2014년 4조원 등으로 감소추세를 보였다가 올해 들어 1월 4조4000억원, 2월4조5000억원, 3월(19일 기준) 5조원 등으로 확대돼 왔다. 거래소 유가시장본부가 올해 목표로 잡은 일평균 거래대금은 4조6000억원이다. 거래소는 이 목표금액을 5조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거래대금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으로는 액면분할이 있다. 거래소는 지난해 10월부터 일반투자자의 접근이 어려운 초고가주, 거래량이 지나치게 낮은 저유동주 등을 대상으로 액면분할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배당성향이 높은 우량주 기업들의 주가가 지나치게 높아 일반투자자들의 접근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일반 개인투자자이 우량주를 보유할 수 있어야 배당소득을 통한 가계소득 증대가 가능하다고 거래소는 보고 있다.

유동성을 늘리기 위한 다른 방안도 추진한다. 거래소는 시가총액 방식의 코스피지수와는 달리 주가수준이나 거래량규모 등을 반영, 한국판 다우지수라 할 수 있는 가칭 ‘K-Top지수’를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저유동성 기업에 대해 유동성 공급의무를 부담하는 이른바 ‘마켓메이커’를 지정해 수수료할인이나 증권거래세 면제 등의 인센티브도 제공할 예정이다.

◇ 기업 입장에서 생각...상장제도 ‘친절하게 개편’=이밖에도 거래소는 보다 많은 기업이 증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상장제도를 보다 ‘기업친화적’인 방향으로 개편하는 중이다. 세부적으로는 종전까지 49개였던 심사항복을 34개로 대폭 푹소하거나 거래소의 재량권이 강했던 질적심사 기준을 객관적 항목으로 바꿨다. 상장을 희망하는 기업을 준비단계부터 ‘맞춤’ 지원하고 심사기간을 줄여 준비기업의 부담을 줄이는 방향의 개편도 함께 이뤄졌다.

거래소는 올해 20개 기업의 신규상장을 통해 약 4조원 가량의 공모금액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거래소 관계자는 “그동안 상장을 희망하는 기업에게 상장제도라는 것이 다소 고압적인 문턱으로 인식돼 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제는 본질적인 시장관리 기능과 함께 시장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봉사자’의 입장에서 상장제도를 운영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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