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술평준화·업황불황등 여파…올해 ‘갤럭시S6’ 효과로 반등 기대
삼성전자를 글로벌 기업 반석에 올려놓은 휴대폰과 TV의 생산 가동률이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6’와 ‘SUHD TV’ 등 전략 제품으로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선 가운데 신제품이 수요와 실적 회복을 견인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3일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주요 사업부문인 IM(IT·모바일)과 CE(소비자가전)부문 내 휴대폰과 TV 생산 가동률은 각각 83.9%, 87.4%로 최근 10년 사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휴대폰은 2008년과 2009년 생산 가동률이 100%를 넘었다. 그러나 2009년 말 애플 ‘아이폰’이 등장하면서 시장이 스마트폰으로 급격히 전환돼 2010년 생산 가동률은 95.9%로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2010년 ‘갤럭시S’를 시작으로 매년 갤럭시 스마트폰을 내놓으며 90% 안팎의 생산 가동률을 유지했지만 지난해 가동률은 80%대 초반으로 뚝 떨어졌다.
생산 가동률 하락은 세계 IT·전자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영향이 크다. 첨단 기술과 창의적 디자인으로 제품 출시와 동시에 세계 시장을 주도했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국내외 업체들의 기술 수준이 비슷해졌기 때문이다. 중국과 인도 등 신흥 스마트폰 시장의 트렌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올해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6’가 전작을 크게 뛰어넘는 국내외 예약판매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시장에서는 삼성 휴대폰의 생산 가동률이 오랜만에 반등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한편 9년간 세계 시장 1위를 지킨 TV 역시 생산 가동률은 하락 추세다. 처음으로 세계 시장 선두 자리에 오른 2006년 TV 생산 가동률은 98.5%에 달했다. 이후 100% 넘는 생산 가동률을 기록했지만 2013년 가동률 90% 붕괴 이후 지난해에도 가동률은 소폭 하락했다.
TV 생산 가동률 하락은 업황 불황에 따른 수요 감소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생산능력과 생산 실적이 늘어나는 가운데 가동률이 하락 추세를 보이는 것은 확대한 생산능력에 수요가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TV 등 가전제품의 경우 급격한 수요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