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김무성 회동 이후 이완구 사퇴 여론 확산

입력 2015-04-17 09:18수정 2015-04-17 10:29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순방 다녀와 결정” 발언 해석 분분… 이완구 “열심히 하란 뜻” 사퇴 거부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16일 긴급회동 이후 이완구 국무총리에 대한 사퇴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 총리는 여전히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중남미 4개국 순방에 앞서 김 대표를 청와대로 불러 오후 3시부터 40분간 독대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3000만원을 수수한 의혹을 받은 이완구 국무총리의 사퇴, 검찰 수사에 압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는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우병우 민정수석 등의 직무정지 요구 등 당 안팎의 여론을 박 대통령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순방을) 다녀와서 결정하겠다”고 했다. 단순히 의혹만 갖고 대통령이 이완구 총리의 용퇴를 얘기하는 것은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만큼, 박 대통령의 발언은 다소 유보적으로 보여도 이완구 총리의 사퇴에 무게를 실은 것이란 주장이 많다.

최고위원회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언급은 사실상 순방에서 돌아오기 전까지 이완구 총리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는 뜻”이라며 “이는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였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17일자 신문들도 사설을 통해 일제히 이완구 총리의 용퇴를 촉구했다.

반면, 새누리당 내에선 “회동 내용이 기대 이하”라는 실망감을 드러내는 사람들도 많았다.

회동 전 정치권에선 대통령이 해외 순방 전 여당 대표와 독대를 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특단’의 결정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 당직자는 “사실상 ‘내가 돌아올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말고 조용히 있으라’는 얘기로, 그때까지 이완구 총리의 거취를 시간 끌기엔 여론이 너무 좋지 않다”면서 “당 지도부도 불쾌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고 전했다. 그는 “좀 더 적극적인 조치를 했으면 좋았을 걸,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야당은 박 대통령의 순방을 ‘도피성 출장’이라고 비난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과 김무성 대표의 시간 끌기 회동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박 대통령이 도피성 해외 출장을 앞두고 면피용 회동으로 모양새를 갖추려 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박 대통령은 ‘내가 외국 다녀올 동안 조용히 있으세요’라고 지침을 내리는 것 같다”면서 “새누리당 대표는 그런 지침을 들으러 갔느냐”고 비꼬았다.

한편 이완구 총리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다녀와서 결정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말에 대한 입장을 묻자 “흔들리지 말고 열심히 하라는 말씀”이라고 강조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