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상엽의 독일축구 이야기]추락하는 함부르크, 역대 최악 공격력 기록에도 접근…남은 경기는 '단 5경기'

입력 2015-04-20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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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르크 SV' '분데스리가 강등권'

▲브레멘과의 29라운드 패배로 강등에 한 발 더 다가선 함부르크(사진=AP/뉴시스)

브루노 라바디아 감독을 급하게 감독으로 영입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분데스리가의 '디노(Dno)' 함부르크 SV의 2부리그 강등이 점차 현실화 되고 있다.

손흥민(바이어 레버쿠젠)의 전 소속팀으로 국내에는 더 잘 알려진 함부르크지만 독일 내에서 함부르크가 차지하는 위상은 매우 높다. 손흥민이 활약할 당시 주로 중하위권에서 전전한 탓에 함부르크의 전력이 국내에서는 다소 과소 평가된 면이 적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손흥민이 함부르크에서 활약한 세 시즌(손흥민이 1부리그에서 뛴 경기 기준)간 순위는 8위(2010-11 시즌)-15위(2011-12 시즌)-7위(2012-13 시즌)였다.

급기야 손흥민이 레버쿠젠으로 이적한 지난 시즌 함부르크는 16위를 차지하며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경험한 끝에 가까스로 1부리그 잔류를 확정지을 수 있었다. 승강 플레이오프 당시에도 함부르크는 SpVgg 그로이터 퓌르트와 홈에서 0-0, 원정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2무로 동률을 이뤘지만 원정골 우선 규정에 따라 가까스로 잔류에 성공했던 바 있다.

하지만 올시즌 상황은 더욱 급박하다. 19일 오후(한국시간)에 열린 베르더 브레멘과의 29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함부르크는 0-1로 패하며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함부르크는 후반 38분 팔론 베라미가 즐라트코 유누조비치에게 반칙을 범하며 페널티킥을 허용했고 이를 프랑코 디 산토가 득점으로 연결해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이 반칙으로 베라미는 퇴장까지 당했다.

29라운드가 종료되면서 이제 올시즌 남은 경기는 단 5경기 뿐이다. 함부르크는 승점 25점으로 최하위인 18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4주 연속 강등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다 2주 연속 최하위다. 17위 VfB 슈투트가르트가 26점, 16위 SC 파더보른이 27점으로 16위다. 잔류 마지노선인 15위 하노버 96은 29점으로 4점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산술적으로 아직 남은 5경기를 통해 함부르크가 얻을 수 있는 최대 승점이 15점임을 감안하면 잔류가 그리 비관적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바닥까지 떨어진 경기력이다.

함부르크는 브레멘전 패배로 5연패의 부진에 빠졌다. 무승으로 범위를 넓히면 9경기째 무승이다. 이 기간 함부르크가 거둔 성적은 2무 7패다. 최근 9경기에서 함부르크가 넣은 득점은 단 2골에 불과하다. 반면 실점은 22골이다. 이 기간 바이에른 뮌헨에게 0-8로 대패한 경기도 있었고 레버쿠젠에게는 0-4로 대패하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최악의 경기력이다. 최근 5연패를 당하는 동안은 아예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했다.

무득점 경기만 따질 때 함부르크는 브레멘전까지 벌써 6경기째 무득점 경기를 지속하고 있다. 시간으로 따지면 585분간 무득점을 이어가고 있다. 29라운드까지 기록한 16골은 현재까지 득점 1위 알렉산더 마이어(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의 19골에도 못 미친다. 2위 아르옌 로벤(바이에른 뮌헨)도 17골로 함부르크의 전체 득점을 앞서 있고 3위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득점수와 동일할 정도다. 따지고 보면 함부르크는 올시즌 시작부터 좋지 않았다. 개막 이후 5라운드까지 운이 좋아 2무승부를 기록했을 뿐 이 기간동안 함부르크는 2무 3패를 기록하며 단 한 골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함부르크의 부진이 시즌 막판 뿐만 아니라 시즌 내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불안 요소다.

함부르크의 올시즌 부진은 역대급 최하위 팀과도 견줄 수 있을 정도로 최악의 상황이다. 분데스리가 역사상 최약체로 평가되는 1965-66 시즌의 타스마니아 베를린은 당시 34경기 중 무려 22경기에서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2006-7 시즌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는 19경기에서 무득점을 기록해 그 뒤를 잇고 있다. 올시즌 함부르크는 18경기에서 무득점을 기록중이다. 여전히 5경기가 남아있음을 감안하면 함부르크는 치욕적인 역사를 쓸 가능성도 없지 않다.

(사진=함부르크 홈페이지 캡처)

미르코 슬롬카 감독으로 시즌을 시작한 함부르크는 요제프 진바우어 감독과 페터 크네벨 감독을 거쳐 브레멘전부터 라바디아 감독이 팀을 맡았다. 하지만 감독 교체의 효과도 없었다. 그나마 잔류를 위해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SC 프라이부르크, 하노버, 파더보른, 슈투트가르트 등이 29라운드에서 동반 패배를 당한 것이 유일한 위안이었다.

이제 함부르크는 남은 모든 경기가 결승전이나 다름없다. 향후 몇 경기를 살펴볼 여력이 없다. 30라운드에서 함부르크는 아우크스부르크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아우크스부르크는 현재 6위를 달리는 이변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아우크스부르크는 홈에서 9승 3무 3패인 반면 원정에서는 4승 10패로 부진한 상태다. 특히 최근 원정에서는 4연패를 기록중일 정도로 부진하다. 함부르크로서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인 동시에 이길 수 있는 팀인 셈이다.

총체적 난국에 빠져 있는 함부르크에게 올시즌 남은 경기는 단 5경기 뿐이다. 이중 프라이부르크, 슈투트가르트 등 강등권 싸움을 펼치는 팀과의 경기가 두 경기나 포함돼 있다. 하지만 이 경기에서 패하면 강등은 피할 수 없다.

함부르크의 홈구장 임테크 아레나의 한 켠에는 함부르크가 1부리그에서 활약한 시간이 게시돼 있다. 이는 초 단위로 계속 게시돼 함부르크 팬들에게는 큰 자부심이다. 20일 오전 8시 12분 현재 임테크 아레나에 게시된 전광판에는 '51년 238일 15시간 11분 5초'라는 시간을 지나치고 있다. 이 시간은 지금도 흐르고 있다. 하지만 강등이 확정되면 이 시간은 더 이상 흐르지 않음과 동시에 함부르크의 자존심도 멈추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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