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임모(29)씨는 올해 초 첫 자녀를 출산한 초보엄마다. 출산 직후보다 육아에 익숙해졌지만 힘들기는 매한가지. 하루에도 수 없이 아이를 안았다 내려 놓기를 반복하는 임씨는 얼마 전 손목이 쑤시는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 초반에는 견딜 만 했는데 점차 통증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격주로 한 번씩 양가 어머니들께서 오셔서 청소 및 육아를 도와 주시지만 아픈 손목은 쉽게 호전되지 않았다. 임씨가 진단받은 질환명은 수근관증후군.
수근관증후군은 손목터널증후군이라고 불리며 손목 부위 신경과 손바닥 혈관 및 힘줄에 손상을 입었을 때 발병하는 질환이다.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이나 잦은 컴퓨터 사용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집안일과 육아로 바쁜 주부들에게 흔한 질환 중 하나. 특히 출산 후 손목 사용량이 급격히 많아진 여성들에게 나타나기 쉽다.
처음에는 손목이 시큰거리는 정도지만 증상이 심해지면 손가락 감각이 없어지고 힘이 빠져 병마개를 따는 것도 힘들어진다. 따끔한 통증은 물론 일시적인 마비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통증이 심하고 손목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일상 생활이 어려울 정도라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구로예스병원의 김민수 원장은 “임신 중 출산일자가 가까워지면 출산을 돕기 위해 관절 및 인대 이완을 돕는 호르몬이 분비 되는데 자연히 손목 관절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라며, “이때 모유수유를 하거나 아이를 안는 동작 등이 손목 사용이 많아지면 손목 질환이 생기기 쉽다”고 말했다.
육아를 시작한 초보 엄마에게 나타나기 쉬운 손목 질환으로는 건초염도 있다. 건초염은 손목에서 엄지 손가락으로 이어지는 힘줄에 염증이 생긴 질환으로 주로 엄지손가락으로 이어진 힘줄에 많이 발생한다.
손목은 손가락과 연결이 되어 있어 손목에 질환이 생기면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도 어려워진다. 만약 엄지와 검지에 찌릿한 증상이 있고 엄지를 구부릴 때 통증이 느껴지면 건초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손목 질환이 생겼다면 손목 사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아이를 키우는 주부들에게는 불가능한 현실이다. 따라서 손목에 무리가 덜 가도록 조심하면서 손목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예방에 좋은 방법으로는 손가락 스트레칭이 있다. 손을 편 상태에서 엄지 외 네 손가락을 주먹 쥐듯 끝까지 오므렸다 펴는 동작을 하면 반복하면 된다.
김민수 원장은 “출산 후 2달 이내에는 산모의 몸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이기에 조심하는 것이 좋다”며 “아이를 장시간 안고 있는 것은 피하고 아이를 안거나 모유수유 시 손목 보호대를 착용하면 무리를 덜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손가락과 손목 관절을 가볍게 움직이는 스트레칭이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는데 이때 손가락이나 손목이 아프다고 관절을 꺾거나 손목을 돌리면 오히려 무리가 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