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현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이 사물인터넷(IoT)에 꽂혔다. 지난해 연말 SK그룹 인사에서 SK텔레콤 수장으로 발탁된 장 대표의 행보에서 이 같은 의지가 묻어나고 있다.
2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장 대표가 SK텔레콤의 미래 먹거리의 하나로 잡은 사물인터넷 분야에서 경쟁력 구축을 가속화하고 있다.
SK그룹 고위 관계자는 “지난 연말 장 대표가 취임한 이후 SK텔레콤의 성장동력을 어떤 것으로 잡을지에 많은 고민을 했다”며 “이 가운데 사물인터넷은 장 대표가 각별히 신경쓰고 있는 사업영역”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장 대표는 주요 경영진이 모인 회의에서도 사물인터넷 등의 현황을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최근 SK텔레콤의 영역확장이나 서비스도 사물인터넷 등 미래산업에 역점을 두고 움직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 대표가 글로벌 첫 공식데뷔 무대인 지난달 초 스페인 '모바일월드콩크레스(MWC)'에서 던진 화두도 사물인터넷이었다.
이 자리에서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 공개한 개방형 사물인터넷 플랫폼 ‘모비우스’를 오는 5월 상용화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모비우스는 기업간 거래(B2B) 영역의 사물뿐만 아니라 웨어러블 등 소비재 영역의 사물인터넷 기기를 지원하는 개방형 플랫폼이다. 모비우스는 향후 사물인터넷 기기가 증가하더라도 플랫폼에 등록된 수많은 기기 중 필요한 대상을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는 검색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향후 사물인터넷 서비스의 플랫폼을 장악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장 대표의 의지가 담겨 있다. SK텔레콤이 삼성전자와 사물인터넷에서 협력관계를 구축한 장본인도 장 대표다.
MWC에서 장 대표는 신종균 삼성전자 인터넷모바일(IM)부문 사장과 만나 사물인터넷 등에서 협력을 약속했다. 같은 연장선에서 이달 초 장 대표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찾아 신 사장을 만났다. 사물인터넷 등 5대 핵심 영역에서 양사가 협력하자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하기 위해서다.
이달 21일 정부의 사물인터넷 실증단지 사업공모에서도 SK텔레콤컨소시엄이 선정됐다. 부산지역을 스마트시티로 구현하는 역할이다. SK텔레콤 컨소시엄은 스마트시티에서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10여개 실증서비스를 연내 제공한다는 목표다. 또 오는 2017년까지 부산시 전역은 물론 글로벌 시범적용 등 확산을 추진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이달에만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크고작은 서비스 모델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반려견의 운동량과 칼로리 소모량을 체크하는 목걸이 형태의 스마트 앱세서리 ‘펫핏(Petfit)’은 사물인터넷 기술이 원천이다. 스마트폰으로 차량을 관리하는 솔루션 ‘스마트 오토스캔’도 사물인터넷 기반의 솔루션이다.
SK텔레콤은 오는 6월 출시를 목표로 사물인터넷 방식의 주방 공기 조절 레인지 후드 개발도 나서고 있다. 현재 SK텔레콤은 스마트차량 운행기록장치, 통신형 블랙박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 100여 가지 이상 사물인터넷 관련 서비스를 출시했거나 준비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사물인터넷사업은 오래 전부터 추진하고 있는 사업영역이나 장 대표 취임 이후 진행속도가 확실히 빨리졌다”며 “SK텔레콤도 전사차원에서 사물인터넷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기 위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