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금감원, 채권단에 경남기업 특혜 압력”

입력 2015-04-23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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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워크아웃 때 성완종 지분 무상감자없이 1000억원 출자전환 특혜”

금융감독원이 경남기업의 세 번째 워크아웃 과정에서 특혜를 주도록 채권단에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감사원이 발표했다.

감사원이 23일 공개한 금융감독원에 대한 기관 운영 감사 결과 등에 따르면 성완종 전 회장의 경남기업은 지난 2013년 10월 두 차례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거쳐 세 번째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당시 워크아웃 승인을 위한 실사를 맡은 회계법인은 경남기업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출자전환이 불가피하고, 이를 위해서는 대주주인 성 전 회장의 지분을 2.3 대 1의 비율로 무상감자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출자전환은 채권자인 금융기관이 채무자인 기업에 빌려준 대출금을 주식으로 전환해 기업의 부채를 조정하는 방식이다.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 역시 이런 실사 결과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보고 무상감자를 결정했으며, 이 같은 내용을 금감원에 보고했다.

그러나 당시 금감원 담당 국장과 팀장이 워크아웃 과정에 독단적으로 개입해 대주주인 성 전 회장의 입장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당시 채권금융기관들은 무상감자 없는 출자전환은 구조조정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이의를 제기했지만 이들이 금융기관 담당자를 부르거나 전화까지 걸어 “사회적으로 지탄의 대상이 될 수 있으니 대승적 차원에서 동의하라”고 외압을 행사했다는 설명이다. 이 국장은 현재 금감원에서 퇴직한 상황이다.

또한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르면 워크아웃 대상기업에 대한 지원은 채권금융기관협의회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이견이 발생할 때는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조정위원회가 결정하도록 해 금융감독기관이 관여할 수 없도록 하고 있으나 이마저 무시됐다. 이들의 압력 때문에 결국 신한은행은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통해 무상감자 없이 출자전환하도록 결정했고, 지난해 3월 1천억원의 출자전환이 이뤄졌다.

이와 함꼐 워크아웃 대상 기업이 출자전환을 할 때 기준주가가 발행가보다 낮거나 자본잠식 상태에 있는 경우에는 부실 책임이 있는 대주주 대한 무상감자가 선행돼야 한다는 금감원 규정도 무시됐다.

경남기업의 경우 당시 기준가(3750원)가 주식발행가(5000원) 보다 낮은 상태였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금감원 담당 팀장을 문책하는 한편 기업구조조정 업무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수행하라고 주의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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