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의 향방을 가를 금호산업 본입찰이 임박한 가운에 막판 ‘변수’하나에 판세가 급변할 전망이다. 현재 시장에서 예상하고 있는 변수는 호반건설의 본입찰 참여여부와 인수가격, 그리고 금호아시아나항공 지분 12%를 보유하고 있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복심이다. 이번 금융산업 인수전은 채권단이 보유하고 있는 금호산업 지분(57.5%)을 통해 금호아시아나그룹 지배권을 행사할 수 있어 올 상반기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 이슈다.
27일 채권단에 따르면 금호산업 본입찰이 오는 28일 오후 3시 마감된다. 본 입찰에서 복수의 후보자가 참여해 경쟁 입찰이 성립되면 그 중 최고가를 써낸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다. 그러나 금호산업 ‘50%+1주’에 대해 우선매수권을 보유하고 있는 박 회장이 본 입찰 후 한 달 안에 우선협상자가 써낸 최고가를 지불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 2009년 12월 워크아웃에 들어간 지 5년 만에 금호산업을 품에 넣을 수 있다.
현재 인수전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앞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던 사모투자펀드(PEF) 4곳 모두 본입찰을 포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유일한 전략적 투자자(SI)인 호반건설의 금호산업 인수의지가 이번 인수전의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의 경우 시장의 관심을 의식한 듯 공식석상에서 금호산업 인수전과 관련 “끝까지 가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김 회장의 금호산업을 얻기 위한 시나리오는 단 하나, 높은 가격을 제시하고 박 회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포기했을 경우다.
이에 김 회장이 인수가격으로 얼마를 제시할 것인지가 관심의 대상이다. 일각에선 김 회장이 1조원 안팎을 제시할 것이란 관측이다. 채권단의 채권 원금이 약 1조원이었던 것을 고려한 것이다. 지난 24일 종가 2만1550원를 기준으로 금호산업 지분 57.5%의 시장가치는 4200억원 규모다. 문제는 경영권 프리미엄인 6000억원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상황이나 수익성을 따져봤을 때 지나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편 박찬구 회장의 숙원이었던 금호그룹으로부터의 분리가 대법원의 판결로 물거품이 되면서 이번 인수전에 어떠한 변수로 작용될지도 관심사다. 금호석유화학이 계열에서 분리해 독자경영을 하려면 보유중인 아시아나항공 지분 12%를 매각해 완전히 관계를 정리해야 한다. 만일 금호산업의 주인이 호반건설 등으로 바뀌면 박찬구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보유한 채 그룹과 자연스레 결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