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업황이 부진한 최근 합작 자회사 ‘씨텍’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합작 투자에 나선 지 12년 만에 첫 배당 수익을 올린 것. 씨텍은 이익잉여금으로 3100억여원을 쌓아두고 있어 두 회사의 추가 수익이 기대되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씨텍은 지난해 중간배당으로 350억원을 LG화학과 롯데케미칼에 절반씩 나눠 지급했다. 씨텍은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5대 5 지분을 보유한 곳으로 대산석유단지 내 열병합발전소와 육상출하시설, 항만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에 증기 및 전기를 공급하고 운송서비스를 제공한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씨텍을 인수한 것은 2000년대 초반. 씨텍의 전신은 현대석유화학으로, 2000년대 초 대규모 손실에 빅딜을 비롯한 구조조정과 외화유치를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손실이 거듭 쌓이자 현대그룹은 현대석유화학을 채권단에 넘겼고, 채권단은 2002년 초 골드만삭스를 주관사로 선정해 매각에 나섰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듬해 현대석유화학을 인수했다. 두 회사는 2005년 현대석유화학을 3개로 쪼개 나눠 가졌다. LG화학이 현대석유화학 대산 1단지를, 롯데케미칼은 대산 2단지를 각각 나눠 가졌으며, 대산단지에 증기와 전기 등을 지원하는 씨텍은 절반씩 지분을 나눠 보유했다.
씨텍은 두 회사에 피인수된 이후 매출의 100%를 LG화학과 롯데케미칼과의 거래에서 올리며 안정적인 실적을 냈다. 씨텍은 2003년 피인수 이후 매년 100억~2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순이익이 발생하면서 이익잉여금을 쌓아갔다. 지난해에는 매출 5816억원, 영업이익 191억원, 순이익 576억원을 기록했다. 중간배당으로 사용한 350억원을 제외하고도 이익잉여금만 3107억원에 달하며 부채비율은 13%에 불과해 재무안정성도 우수하다.
한편 2003년 투자 이후 12년 만에 첫 배당금을 받은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앞으로도 추가 배당 등을 통해 적잖은 이득을 얻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