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또 한 번의 혁신…‘가상현실 저널리즘’

‘혁신 보고서’로 주목받았던 뉴욕타임스(NYT)가 혁신의 고삐를 놓지 않고 있다.

가장 최근의 혁신적 시도는 기사를 가상현실(VR) 콘텐츠로 만든 것. 사진이나 동영상, 요즘 유행하는 움직이는 짤방(사진), 이른바 ‘움짤’을 보여주는 건 통상적인 것이지 혁신이 아니다. NYT는 벌스(Vrse)란 업체와 손잡고 VR 콘텐츠를 만들어 공개하면서 비주얼 스토리텔링(Visual Storytelling)의 좋은 예를 보여줬다.

▲뉴욕타임스 매거진이 가상현실 프로젝트를 시도했다.(뉴욕타임스)

이는 프랑스 출신 사진가 JR이 전 세계 도시를 대상으로 펼치고 있는 프로젝트. JR이 NYT에 작업을 같이 할 것을 제안하면서 VR 프로젝트는 시작됐다. JR은 최근 이민자들에게 관심을 가져왔고 뉴욕으로 이주한 이들의 사진을 찍었다. 그런 다음 그걸 대형으로 인화해 거리에 붙이는데 20세의 아제르바이젠 출신 이민자 엘마르 알리이브의 경우 사진을 62장을 뽑아 플래트런 광장에 붙이고 헬리콥터를 타고 공중에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

JR의 사진을 NYT 매거진 사이트에서 슬라이드 형태로 볼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

JR이 어떤 식으로 작업을 하는지를 아예 동영상에 담고, 모바일에서 볼 경우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로드 받아 실행하고 삼성전자의 ‘기어 VR’ 같은 VR 기기를 쓰면 이 동영상을 입체(3D)로 볼 수 있게 한 것이 NYT의 혁신적인 시도였다. 동영상은 벌스의 공동 창업자인 크리스 밀크, 그리고 자크 리처가 찍었다.1~2년 전만 해도 VR은 비디오게임이나 영화 등에서나 쓰이는 기술로 여겨졌지만 NYT는 이것이 저널리즘의 영역에도 사용될 수 있음을 증명해 주었다.

▲안드로이드용 벌스 앱에서 본 뉴욕타임스 매거진의 `워킹 뉴욕`의 한 장면(와이어드)

NYT 매거진의 편집장 제이크 실버스타인은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이건 작은 발걸음이지만 사람들을 뉴스의 스토리 속으로 안내가 가능한 수단을 실험한 것이기도 하다”면서 “VR은 우리의 작업(기사)을 풍부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해외 뉴스를 보도할 때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신 기술과 저널리즘의 결합은 어쩌면 ‘포털 저널리즘’이란 딜레마에 빠져 있는 국내 미디어들에게도 귀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콘텐츠만 좋으면 사용자가 다가올 것”이라는 시대착오적 선비정신(?)도 무너지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례로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탐사보도 전문 매체인 뉴스타파가 제작한 영상물을 모바일 뉴미디어 플랫폼을 표방하지만 대개 영상 콘텐츠를 전달해주고 있는 피키캐스트에 올렸더니 조회수가 30배가 넘게 나온 사례가 있었다. 뉴스 유통의 중요성이나 변화 필요성이 화제가 된 좋은 계기였다.(http://plus.hankyung.com/apps/newsinside.view?category=AA006&aid=201504207358A)

또한 소셜 미디어 트위터가 지난달 출시한 동영상 생중계를 앱 페리스코프(Periscope)를 출시한 것에 주목해 볼 만도 하다. 미디어 스스로가 기술과 수단을 개발하거나 소유하지 않아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신 기술’이 이렇게 공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