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김아영(32·여)씨는 최근 들어 출퇴근길에 부쩍 IT 관련 전문 블로그와 포털 뉴스를 기웃거리는 횟수가 늘었다.
김씨가 현재 사용하는 스마트폰은 갤럭시S4. 배터리 수명이 다한 데다 쓴 지 2년이 넘어 이참에 새 스마트폰을 사려고 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은 꾸준히 갤럭시S 시리즈를 사용해 온 터라 이번에도 갤럭시S6를 마음에 두고 있었지만 지원금이 일주일 단위로 급변한 데다 곧 LG전자[066570]의 G시리즈 새 모델 'G4'도 나온다고 하여 혹시나 하는 마음에 꾹 참는 중이다.
주변 친구들 가운데 아이폰 마니아도 꽤 많지만 업무상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는 편이라 iOS라는 새 운영체제(OS)에 적응할 수 있을지 염려돼 애초에 아이폰은 선택지에서 제외했다. 소니의 엑스페리아 시리즈 등 다른 외산폰도 낯설어서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김씨는 결국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최신폰인 갤럭시S6와 G4를 두고 갈림길 앞에 섰다.'
◇ 갤S6 vs G4…지원금 규모 잘 따져봐야 '타이밍 중요'
일반적으로 경제 활동이 한창인 이들 연령대에서 스마트폰을 고를 때 가격은 뒷순위로 밀린다. 어차피 2∼3년에 한 번 바꾸기 때문에 프리미엄폰을 골라왔고 이들 사이에서 큰 가격 차이를 못 느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다소 복잡하다. 갤럭시S6가 나온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G4가 시장에 나오는 바람에 이동통신사 지원금 규모가 타이밍 상 엇갈렸기 때문이다.
1일 이동통신 3사가 내건 공시 지원금(최고 요금제 기준)을 보면 갤럭시S6(출고가 85만8천원)의 최저 구매 가격은 61만원대다. 그러나 G4(출고가 82만5천원) 지원금은 29일 출시와 동시에 최고 33만원까지 나와 최저 실구매가는 44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양사의 전략 스마트폰인 만큼 출고가는 3만원 차이에 불과하지만 이동통신사의 지원금 규모 차로 최대 17만원까지 가격 차가 벌어진 셈이다. 그렇다고 해서 G4 구매가 무조건 이득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본격 경쟁 모드에 돌입한 이동통신 3사와 삼성전자[005930]가 협의를 거쳐 추가로 갤럭시S6의 지원금을 조만간 올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이들은 갤럭시S6 출시 일주일 만에 지원금을 상한액(33만원)에 육박하는 규모로 올리며 마케팅 강화에 나선 바 있다.
그런데 문제는 당장 새 스마트폰을 갖고 싶은 소비자로선 언제 지원금이 오르고 내릴지 알 방도가 없다는 것이다. 며칠 먼저 구매했다가 이득을 볼 수도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건데 이는 소비자 역차별을 없애겠다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의 역효과 가운데 하나로 보인다.
현재로선 G4의 지원금이 상한액까지 오른 만큼 갤럭시S6에 대한 지원금 변동 상황을 조금 지켜보고 나서 구매하는 게 현명할 것으로 보인다. 요금제마다 지원금 규모가 다르므로 이 또한 꼼꼼히 따져봐야 함은 물론이다.'
◇ '가죽· 카메라' 앞세운 G4냐, '세련미' 갤S6냐
가격에 대한 고민이 끝났다면 이제는 디자인과 그립감, 성능 차례다. 그런데 이 조건들은 소비자마다 호불호가 갈리기 때문에 직접 판매점을 찾아 보고 만져보는 게 중요하다.
갤럭시S6는 알려진 대로 기존 갤럭시S 시리즈의 플라스틱 틀을 버리고 다시 태어났다. 메탈과 글래스의 혼합으로 기대보다 세련된 디자인을 뽑아냈다는 반응이 많은데 자매 모델인 갤럭시S6엣지의 디자인에 대한 평가가 훨씬 좋은 편이다. 다만 엣지 제품은 공급량이 달려 일부 색상 모델은 곧바로 개통하기 어려울 수 있다.
G4는 알려진 대로 업계 최초로 천연가죽을 후면 커버에 적용해 눈길을 끈다. 실제로 만져본 이 가죽 커버는 촉감은 물론이고 그립감도 뛰어났다. 특히 브라운 색상은 명품가죽 지갑 같은 느낌이 들어 인상적이었다. 취향에 따라 블랙이나 스카이블루 색을 골라도 된다.
그런데 함정이 있다. G4의 후면 커버가 값비싼 천연 소가죽에 첨단 가공 기법을 더해 태어나긴 했지만 '나는 케이스를 씌워야만 한다'는 소비자에게는 무용지물이다. 신용카드 보관용 혹은 충격방지용으로 케이스 끼우기를 고집하는 소비자들은 G4가 3년여 동안 연구개발해 만든 이 후면 커버를 떼어내야 하는 '손해'를 감수해야만 한다. 물론 갤럭시S6도 케이스를 씌우는 순간 고유 디자인과 그립감을 잃게 되지만 G4보다는 아쉬움이 덜하다.
다음은 어느덧 스마트폰의 주요 기능으로 자리잡은 카메라다.
맛집의 음식이나 셀피(자가촬영사진)를 스마트폰으로 찍는 게 일상화되면서 카메라 성능에 주목하는 소비자도 많은데 전문가 수준이 아니라면 크게 고민할 필요는 없다. 화소 수도 전면 카메라는 1천600만으로 같다.
G4는 '전문가 모드'라는 별도 기능하에 스마트폰으로는 처음으로 '수동 촬영 기능'을 넣어 업계 주목을 끌고 있는데 소위 화이트밸런스, 셔터스피드, ISO 등 카메라 관련 용어 자체가 생소하거나 간편한 촬영을 중시하는 일반 사용자들에는 그다지 큰 매력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다만 셀피를 찍을 때 사용하는 전면 카메라(800만 화소)는 갤럭시S6(500만 화소)보다 높다는 점은 참고할 만하다.'
그나마 배터리 부분은 두 제품을 고르는 데 있어 꽤 크게 작용하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전작 갤럭시S5 때까지 줄곧 착탈식 배터리를 탑재했지만 이번 갤럭시S6부터 아이폰처럼 일체형으로 바꿨다. 이는 스마트폰 두께를 얇게 하기 위한 선택이었는데 그 결과 두께(6.8㎜)가 갤럭시S5보다 1.3㎜ 얇아졌다.
반면 G4는 착탈식 배터리를 그대로 유지했다. 두께보다는 기존 사용자들의 편의성을 더 큰 가치로 본 것이다. G4를 사면 갈아 끼울 수 있는 배터리를 하나 더 받을 수 있는데 용량도 갤럭시S6(2550mAh)보다 높은 3000mAh다. 여건상 수시로 충전하기 어렵거나 휴대용 보조 배터리를 쓰기 귀찮은 사용자에게는 G4가 더 구미에 당길 수 있다. 반대로 G4는 갤럭시S6보다 3㎜ 두꺼운데 '슬림 아크'라는 다소 휜 화면을 적용했기 때문에 위아래로 갈수록 두께는 최대 6.3㎜까지 얇아진다.
이 밖에 일반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AP(모바일 프로세서·스마트폰의 두뇌 역할)나 램(RAM) 등 구체적인 하드웨어 사양은 건너뛰어도 무방하다. 고사양 게임을 돌리는 일부 사용자도 큰 차이를 못 느낄 만큼 어차피 하드웨어 성능은 평준화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