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4일 일본 히로시마공항에서 착륙사고를 낸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는 정상적으로 착륙하다 급격히 시야가 나빠지면서 4m 높이의 접근등에 부딪히기 직전 상승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운수안전위원회는 아시아나 여객기의 일본 히로시마공항 착륙 사고 후 한 달간 조사한 중간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블랙박스 분석 등을 통해 사고발생 당시 정확한 현장 상황은 밝혀냈지만, 조종사 과실이나 관제문제 등 정확한 사고원인을 최종 규명하는데는 1년 정도 소요될 전망이다.
발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OZ162편(기종 A320)은 4월14일 오후 8시5분께 히로시마 공항에 착륙하면서 사고를 냈다.
당시 히로시마공항에는 약한 비가 내리고 있었고 바람은 약 2∼3노트로 약했으며 조종사는 계기 착륙절차에 따라 정상적으로 착륙을 시도했다.
계기착륙절차는 위성항법시설을 이용해 계기를 보고 착륙하다 지정된 높이에선 활주로를 보며 착륙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사고발생 2분 전까지 1800m 이상이었던 시정이 연무 등으로 인해 약 400m까지 나빠졌다.
사고기는 활주로 시작부분으로부터 약 400m 앞에 있는 높이 4m의 접근등에 부딪힌 뒤 약 70m를 지나 높이 6.2m의 계기착륙시설(로칼라이저 안테나)에 양쪽 엔진과 랜딩기어가 부딪혔다.
그리고 약 180m를 지나 동체 뒷부분과 바퀴가 지면에 부딪혔으며 이후 활주로 시작부분부터 약 1100m를 활주한 뒤 반시계방향으로 180도 돌면서 녹지대에 멈췄다.
사고기의 착륙 당시 비행속도는 약 131노트로 일정했으나 접근등에 처음으로 부딪히기 직전 다시 상승(복행)을 시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엔진출력은 충돌하기 전까지 일정했고 현저한 변화가 없었다.
사고기에는 승객 73명과 승무원 8명 등 총 81명이 탑승했으며 27명이 경상을 입었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이날 일본 운수안전위의 발표 내용을 한국어로 번역해 공개하고 일본 당국과 협력해 명확한 원인 규명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