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S6’ 시리즈의 판매 호조에 찬물을 끼얹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홍콩 시장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 테크놀로지 마켓 리서치가 2일(현지시간)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4월 10일 갤럭시S6 출시일로부터 20일간의 판매 대수(갤럭시S6엣지 포함)는 약 600만대로 집계됐다. 이 기간의 출하 대수는 약 1000만대로 추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기간 갤럭시S6의 판매 실적은 전작인 ‘갤럭시S5’보다는 양호했지만 경쟁사인 미국의 애플이 지난해 9월 출시한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의 출시 첫 주말의 1000만대에 크게 못 미치는 성적이라고 지적했다.
월가에서는 2분기(4~6월) 아이폰 판매 대수를 4600만대, 월간으로는 1500만대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아이폰6 시리즈가 출시한 지 반 년이 지났어도 출하량이 갤럭시S6를 약 50% 웃돈다는 이야기다.
애플은 올 3분기에 매출의 65%를 아이폰에서 거둘 전망이다. 그만큼 갤럭시S6의 판매 속도가 아이폰보다 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WSJ는 삼성이 갤럭시S6엣지의 곡면 스크린 기술을 자랑하고 있지만 양산이 어려워 엣지에 대한 높은 평가도 판매 실적으로 연결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삼성은 개별 스마트폰 기종에 대한 판매 실적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의 모바일 사업 책임자인 신종균 사장은 지난 4월 “생산을 강화하고 수요에 대응할 수 있게 될 때까지 수개월 걸릴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카운터포인트의 피터 리처드슨 리서치 책임자는 “갤럭시S6 시리즈의 판매가 향후 수개월에 걸쳐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그것이 실현될 가능성은 적다. 풍부한 옵션이 있는 시장에서는 소비자가 그만큼 참을성이 없다”고 말했다.
갤럭시S6의 부진은 삼성전자에도 부담이다. 최근 실적이 부진한 삼성전자는 모바일 단말기 사업 회복을 갤럭시S6 시리즈에 베팅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출시 후 3개월간 갤럭시S5의 판매 대수는 1200만대에 그쳐 전작의 판매 실적인 1600만대를 크게 밑돌았다. 그러나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는 출시 지역이 20개국으로 갤럭시S5의 125개국보다 훨씬 적은데도 불구하고 선전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가 공개한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의 판매 대수 예상치는 약 5000만대로 애널리스트의 예상치(4500만~6000만대) 범위 내였다.
갤럭시S6의 매출은 삼성에는 호재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카운터포인트는 갤럭시S6의 판매 대수의 증가는 대체로 애플의 점유율을 빼앗은 결과가 아니라 삼성의 다른 스마트폰을 희생해서 얻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의 스마트폰 ‘갤럭시노트4’와 ‘갤럭시A’ 시리즈는 판매가 30~40% 감소해 특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따라서 갤럭시S6의 출발은 순조롭지만 삼성의 전체 점유율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