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포스코 비리' 산업은행 등 전격 압수수색…정준양 소환 '초읽기'

입력 2015-06-03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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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플랜트업체 성진지오텍 지분을 고가에 매수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매각주관사인 산업은행 본점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성진지오텍은 정준양 전 포스코그룹 회장을 비롯한 이명박 정부 인사들과의 친분을 활용해 각종 이권을 챙긴 의혹을 받는 전정도(56·구속) 세화엠피 회장이 소유했던 업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조상준 부장검사)는 3일 여의도 있는 산업은행 본점 M&A실, 수하동의 미래에셋자산운용사 등에 수사관 40여명을 보내 성진지오텍 매각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진지오텍 지분 매매 당시 포스코에서 M&A 업무를 담당한 관계자의 사무실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0년 3월 포스코와 전 회장 간 성진지오텍 지분 거래를 매개했다.

당시 전 회장은 성진지오텍 주식 440만주를 주당 1만6331원을 받고 포스코에 매각했다. 이는 성진지오텍의 3개월 주가 평균(8271원)보다 97.4% 비싼 수준이다.

포스코가 같은 시점 미래에셋 계열 펀드로부터 성진지오텍 주식 794만주를 추가 매수할 때 지급한 주당 1만1000원보다도 높았다.

성진지오텍은 정 전 회장 시절 포스코의 대표적인 부실 인수 사례로 꼽힌다. 이 회사는 이후 포스코플랜텍과의 합병 과정을 거쳐 포스코 계열사로 편입된다.

전 회장은 또 성진지오텍 지분 매각에 앞서 산업은행으로부터 성진지오텍 신주인수권을 헐값에 사들였다는 의혹도 받는다.

산업은행은 당시 성진지오텍 신주인수권 445만9천220주를 전 회장이 소유한 유영금속에 주당 9천620원에 매각했다. 산업은행이 신주인수권을 팔지 않고 행사했을 때의 주당 가격은 1만2천200원 수준이었다.

전 회장은 이 거래를 통해 막대한 시세차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두 거래 이면에 정 전 회장을 비롯한 포스코그룹 수뇌부가 특혜를 줬거나 이명박 정부 실세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포스코의 성진지오텍 지분 고가 매입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관련자에 대해 업무상 배임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관련자 소환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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