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경유차는 가스배출 기준이 기존 인증 조건 외에 실제 도로 기준에도 부합해야 시중에 판매될 수 있다.
경유차가 실제로 도로를 주행할 때 기존의 인증 조건에서보다 더 많은 질소산화물(NOx)을 내뿜는 데 따른 조치다. 차량 규모에 따라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적용된다.
11일 환경부에 따르면 현행 자동차 배출가스 인증은 정해진 주행모드에서 이뤄진다. 에어컨을 끄고 20∼30도의 온도를 유지하며, 0∼120㎞/h 속도 범위에서 일정한 가속도로 운행하는 상황에서 배출가스가 얼마나 나오는 지 측정한다.
문제는 실제 도로 주행에서도 비슷한 수준의 NOx를 배출하느냐다.
휘발유와 액화석유가스(LPG) 차량은 현행 인증 조건과 실도로 주행 조건에서 NOx 배출량에서 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경유차의 경우 최대 9.6배나 더 많은 NOx를 배출해 현행 기준과 괴리가 컸다.
환경부는 실제 도로 주행 때는 에어컨을 켜고 가속과 감속을 반복하기 때문에 NOx 배출이 훨씬 많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NOx는 대기에 배출되면 미세먼지 발생 원인이 되는 인체 유해물질이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수도권의 연간 NOx 배출량 26만5000톤의 67.7%인 17.9만톤이 수송 부문에서 발생하고, 이 중 76%인 13만6000톤이 경유차가 원인이다.
경유차에 대한 현행 NOx 배출 기준을 보면 3.5톤이하 차량은 0.08g/㎞ 이하, 버스와 트럭 같은 3.5톤 이상 대형 차량은 0.4g/㎾h(출력값) 이하다.
여기에 3.5톤 이상 차량은 내년부터 실도로 주행에서 0.8g/㎾h를 충족해야 한다. 2017년부터는 0.6g/㎾h로 강화된다.
3.5톤 미만 차량의 경우 2017년 9월부터 실도로 조건 규제를 도입하기로 했지만, 아직 배출 기준이 정해지지 않았다.
정부와 유럽연합(EU)은 전날 전문가회의를 열어 소형차의 실도로 조건 시험 방법과 배출기준 설정 문제를 논의했다. 경유차는 주로 유럽에 수출되기 때문에 EU와 관련 기준을 협의하는 것이라고 환경부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