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업계, '방송 공짜로 만든 결합상품'에 분노 폭발

입력 2015-06-23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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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업계가 억눌린 분노를 터뜨렸다. 애써 만든 방송콘텐츠를 이동통신사들이 결합상품이라는 명분아래 공짜로 퍼주면서 생긴 불만이다. 케이블TV업계는 이통사들이 판매하는 결합상품에 방송을 무료로 얹어주면서 생존위기로 내몰리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가 동등할인 제도라고 입을 모았다.

23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회장 윤두현) 기자 간담회장은 그야말로 이통사를 향한 원망의 목소리로 가득찼다. 업계를 대표해서 첫 포문을 연 윤두현 회장은 이통사의 결합상품을 '나쁜 마케팅'이라는 단어를 써가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케이블TV업계가 윤두현 한국케이블TV협회장<가운데>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통사의 결합상품 문제를 지적하고 동등할인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케이블TV협회)
윤 회장은 "케이블TV업계가 이통사의 결합상품을 금지하자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허위과장 광고로 이용자를 현혹하고 과도한 마케팅은 근절되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방송을 공짜로 하는 결합상품 마케팅은 시장을 혼탁하게 해서 경쟁자를 밀어내고 시장지배적 사업자만 이익을 취하는 나쁜 마케팅"이라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 각 상품을 동등비율로 할인하는 것을 명시하자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회장은 "강자가 독식하는 시장은 소비자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며 "통신과 방송이 균형있게 발전하고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가 투자할 수 있는 선순환구조를 만드는 게 시급한 과제"라며 방송통신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에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김정수 케이블TV협회 사무총장도 결합상품의 제도개선을 통해 튼튼한 미디어 산업 생태계 조성이 절실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 총장은 "튼튼한 미디어 산업 생태계가 뿌리로 체계화되야 저렴한 요금과 함께 서비스 품질이 지켜지고 혁신서비스 기반이 된다"며 "최소한의 조건인 방송 공짜 마케팅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동등할인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동등할인은 소비자 후생을 저하시키지 않으면서 공짜 마케팅을 방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이자 즉시 도입 가능한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이후 정부 연구반(TF)를 지속적으로 운영하면서 보다 근본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기현 티브로드 전무 역시 이통사의 결합상품 문제점을 지적하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성 전무는 "각 상품별로 가중치를 줘야 한다는 이통사의 주장은 요금이 비싼 이동전화를 갖고 그 지배력을 활용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며 "받아들이기 어려운 얘기다.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려면 동등할인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동근 PP협의회장도 이통사의 결합상품으로 인한 폐해가 크다고 지적했다.

하 회장은 "이통사가 모바일을 팔려고 방송과 인터넷을 끼워넣고 있는 게 결합상품"이라며 "방송콘텐츠를 공짜 끼워넣기 식의 공급을 하고 있어 심각성을 느끼고 있다"고 우려했다.

업계는 지금 당장이라도 방통위가 고시개정을 통해 결합상품에 동등할인을 도입하는 개선안을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영국 CJ헬로비전 상무는 "결합상품에서 모바일을 분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지난해부터 제기했다"며 "동등할인은 차선책으로 내세운 방안에 불과하다"며 추후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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