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MERSㆍ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병원뿐만 아니라, 병원 주변 대형 약국의 시름도 깊어가고 있다. 메르스 감염자 및 접촉자가 늘어나면서 각 병원마다 메르스 감염을 우려한 환자들이 예약된 진료를 취소하고 있고, 병원 방문객 또한 급감하면서 병원 인근 약국의 매출도 급감하고 있는 것이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메르스 확진 및 의심 환자가 발생하면서 외래 진료가 부분 또는 전면 폐쇄된 일부 대형 병원 인근 약국들의 경우 최대 90%까지 조제 매출이 감소했다. 게다가 병원 기피 현상이 전반적으로 퍼지면서 병원 근처에 위치한 조제 위주 약국도 매출이 30~50% 가까이 줄었다.
실제로 첫번째 메르스 확진 환자가 나온 지난달 전체 제약회사 원외처방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9% 감소했다. 원외처방액은 환자가 병원 외래진료에 대해 처방전으로 약국에서 사는 전문의약품 매출액으로, 메르스로 인해 병원을 찾는 환자가 감소하면서 원외처방액도 줄어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메르스로 휴업한 약국도 전국적으로 12곳이나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남인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메르스로 휴업한 약국(지난 18일 기준)은 △서울 5곳 △대전 1곳 △경기 2곳 △강원 1곳 △경북 3곳 등이다.
남 의원은 “신종 감염병 출현에 따른 약국의 선제적 대응과 신고를 적극 유도하기 위해서는 약사 격리나 휴업 등 피해약국에 대한 지원방안도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예상치 못한 메르스 사태로 매출이 크게 줄어들면서 약국들은 경영난 타개를 위해 경비 축소 등 매출을 보전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서울에 위치한 한 대형병원 주변에서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약사는 “메르스 사태 이후 실제로 매출이 급감하면서 약국 운영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며 “직원 탄력근무제를 비롯, 구조조정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