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응원하는 팬의 목소리가 들릴 때 가장 힘이 나요.” 치어리더 박기량과 김연정은 입을 모아 이렇게 말했다.
프로야구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치열한 경기를 펼칠 때 치어리더는 응원단상에서 목소리를 높인다. 그들의 응원은 함께하는 야구팬의 함성이 커질 때 빛을 발한다. 김연정은 “제가 팀을 위해서 팬의 목소리를 끌어낼 때가 즐거워요”라며 웃었다. 박기량은 “팬이 가득 차 있을 때 흥이 나요. 응원이 정말 잘 되는 날이 있어요. 그런 날은 항상 이겨요”라고 설명했다.
응원이 효과를 발휘할 때도 힘이 난다. 김연정은 “4월에는 아파서 쉬었어요. 그때 NC가 8위까지 내려갔어요. 그런데 5월에 제가 복귀하는 순간 선두로 가더니 6월에는 단독 1위가 됐어요. ‘연정효과’를 느껴서 뿌듯하죠”라며 웃었다. 이어 “많은 분이 승리의 여신이라고 말해줄 때 기분이 좋아요. 제가 와서 팀이 잘 되는 것 같아 즐거워요”라고 덧붙였다.
박기량은 “다들 그런 생각이 있을 거에요”라면서 “저도 제가 뛰어서 이겼다는 착각을 해요”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징크스도 있어요. 선수 연호를 1번부터 부를 때, 한 명이라도 빠트리면 불안해요”라며 웃었다.
열심히 응원해도 항상 승리하는 것은 아니다. 박기량은 슬펐던 순간에 대해 2010년 롯데 자이언츠가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해 두산 베어스와 만났던 때를 떠올렸다. 당시 롯데는 1·2차전을 모두 승리해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1승만을 남겨뒀다. 그러나 3차전부터 거짓말처럼 내리 져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박기량은 “2010년이 야구에 완전히 빠졌을 때에요. 당연히 이길 줄 알고 있었는데 져서 힘이 빠진 상태였죠. 딱 떨어지고 나서 마지막으로 팬을 보고 인사를 했어요. 그때 팬들이 울기 시작했어요. 마이크를 잡고 있던 저도 울컥해서 함께 울었어요. 팬의 간절함이 너무 와 닿았던 기억을 잊을 수가 없어요”라고 설명했다.
김연정은 2013년 KBO리그에 합류한 NC 다이노스와 함께한 모든 순간이 기억에 남았다. 그는 “NC가 처음으로 노히트노런을 기록했을 때, 첫 연승을 할 때, 처음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을 때. 그런 역사적인 순간에 응원하고 있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NC가 처음인 게 많은데, 그 순간을 NC 다이노스, NC팬과 함께하는 것이 좋아요”라고 말했다.
소중한 순간을 위해 치어리더는 피나는 노력을 한다. 프로야구 시즌 중에는 제대로 쉬지도 못한다. 프로야구는 월요일에만 경기가 없지만, 이날도 연습으로 시간을 보낸다. 결국, 휴일은 없는 셈이다. 박기량은 “적응되면 ‘나는 그냥 이렇게 사는구나’ 하게 돼요. 이제는 이 생활이 몸에 배서 괜찮아요. 힘들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라며 미소 지었다.
선수가 홈런 치면 함께 응원석에서 뛰고, 삼진을 잡아도 응원하는 두 사람. 야구팬의 함성이 그라운드에 가득 울려 퍼질 때까지 박기량과 김연정의 치어리딩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