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는 26일(현지시간) 폭락세로 거래를 마치며 그간 보였던 강세장이 끝날 것이라는 경고음이 들리고 있다. 투자자들이 급등한 주가에 대해 의구심을 갖기 시작하고 증시에 데뷔하는 신규 주에 따른 자금 동결이 중국 증시를 하락세로 이끌고 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2.8% 빠진 급락세로 출발한 이후 하락폭이 점점 확대돼 지난 2007년 이후 최대 하락폭을 나타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7.4% 폭락한 4192.87로 장을 마감하며 지난 12일 최고점에 안착한 이후 20% 이상 하락했다. 일반적으로 최고점에서 20% 이상 하락하면 시장이 하락장에 진입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후 2시39분 지수는 한때 전일 대비 8.19% 빠져 4155.44에 거래돼 지난 12일 이후 25% 이상 하락하기도 했었다.
전날 중국판 정보기술(IT) 거품 붕괴 우려를 고조시켰던 중국본토 CSI3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최대한도 10% 폭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7.9% 떨어진 4336.19로 거래를 마쳤다.
조나단 라벨라스 BDO유니뱅크의 시장스트래티지스트는 “이제 중국 주식시장은 많은 투자자가 과대평가에 대한 의문점을 갖기 시작하면서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시장에 단기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관망세 또는 매도세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시장에 쏟아지는 기업공개(IPO) 물량이 투자자금을 빨아들이는 것이 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요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오드리 고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의 선임 투자전략가는 “시장에 대형 IPO가 나오면 유동성이 사라지는 것은 확실해 시장이 조정에 들어간다는 사실을 놀랍지 않다”며 “상하이지수는 4400과 4200선이 핵심 지지 수준이며 이 지지선이 붕괴하면 더 많은 조정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날 상하이지수는 4192.87로 거래를 마쳐 고 투자전략가가 언급한 핵심지지수준이 무너졌다. 이에 시장에 더 많은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증시의 변동성이 미국으로도 확산되면서 중국증시를 추종하는 미국 최대 상장지수펀드(ETF)가 이달의 상승분을 반납했다. 도이치 X-트래커스 하비스트 CSI300 중국 A주 ETF는 25일 전 거래일 대비 5.1% 급락한 47.8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 이후 월간 기준 첫 하락세이며 해당 펀드의 30일 변동성은 47%로 확대했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지난 12일 보였던 상하이지수의 연중 최고치가 강세장의 정점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중국 본토 주식의 구매를 자제하라고 경고했다. 조나단 가너 모건스탠리 아시아신흥시장 전략 책임자는 “지금 시장의 상태는 매수에 참여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