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날 중국증시는 하룻새 400포인트가 넘게 움직이며 큰 변동성을 보였다. 상하이종합지수(이하 상하이지수)는 3.3% 급락한 4053.03으로 장을 마감했다. 하룻동안 움직인 변동폭은 422포인트로, 지난 1992년 이후 가장 컸다. 이에 상하이지수는 지난 12일 연중 고점(5166.35)에서 무려 21.9% 하락해 약세장에 진입했다. 일반적으로 증시가 연중 고점이나 저점 대비 20% 변동했을 때 강세장 또는 약세장에 진입한 것으로 본다.
주말 사이 중국 인민은행(PBOC)이 약 10년 만에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동시에 인하하는 강수를 뒀으나 증시에 미치는 효과는 장초반 약 20분에 그쳤다. 상승 출발한 상하이지수는 이내 하락세로 전환했고, 오후 들어 하락폭을 7.6%나 확대됐다.
HSBC의 공동대표 프레드릭 뉴먼은 “중국인민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다고 해도 증시를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지 못한다는 현상을 이미 경험했다”면서 “중국 경제지표 역시 실질적으로 큰 폭으로 개선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증시는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에다 엔화 강세까지 겹치면서 말그대로 맥없이 무너졌다. 일본증시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대비 2.9% 하락한 2만109.95로, 토픽스지수는 2.53% 떨어진 1624.84로 각각 장을 마쳤다. 증시 하락 요인이었던 엔화는 달러대비 1.1%, 유로화대비 2.3%씩 강세를 보였다.
신킨자산운용의 야마시타 토모미 펀드 매니저는 “사실 그리스 문제는 일본 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면서 “다만, 투자자들이 그리스 사태로 외환시장이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는 것을 의식해 위험회피 성향을 보인 것이 증시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과 일본증시 이외에 홍콩항셍지수는 2.6% 급락했다. 이는 작년 2월 이후 가장 최대 하락폭이다. 뉴질랜드 NZX 50지수는 0.9% 떨어졌다. 아울러 싱가포르증시 스트레이츠타임즈(ST)지수는 1.45, 인도 센섹스지수는 1.9%, 대만 가권지수는 2.39% 각각 하락했다.
채권펀드 핌코(PIMCO)의 전 최고경영자(CEO)였던 모하메드 엘 에리언은 “그리스가 유로존을 떠날 가능성은 약 85% 정도”라면서 “지금 눈여겨 보고 있는 부분은 그리스의 경제가 언제 멈출지, 지불시스템이 언제 중단되는지 등인데, 그리스의 갑작스런 경제활동 중단은 사회적 불안 등을 일으킬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