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월요일’ 아시아 증시, 중국·일본증시 급락…안전자산 선호 심리 최고조

입력 2015-06-2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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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아시아증시 하루 변동 추이. (사진출처=블룸버그)
아시아증시가 29일(현지시간) 결국 ‘검은 월요일’을 맞이했다. 그리스와 국제채권단의 경제개혁안 협상 결렬로 그리스가 자본통제 정책을 내걸자 그리스 디폴트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에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부각된 영향이다. 해외 시장참가자들이 투자의 지표로 사용되는 MSCI아시아퍼시픽지수도 2% 가까이 떨어졌다.

특히 이날 중국증시는 하룻새 400포인트가 넘게 움직이며 큰 변동성을 보였다. 상하이종합지수(이하 상하이지수)는 3.3% 급락한 4053.03으로 장을 마감했다. 하룻동안 움직인 변동폭은 422포인트로, 지난 1992년 이후 가장 컸다. 이에 상하이지수는 지난 12일 연중 고점(5166.35)에서 무려 21.9% 하락해 약세장에 진입했다. 일반적으로 증시가 연중 고점이나 저점 대비 20% 변동했을 때 강세장 또는 약세장에 진입한 것으로 본다.

주말 사이 중국 인민은행(PBOC)이 약 10년 만에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동시에 인하하는 강수를 뒀으나 증시에 미치는 효과는 장초반 약 20분에 그쳤다. 상승 출발한 상하이지수는 이내 하락세로 전환했고, 오후 들어 하락폭을 7.6%나 확대됐다.

▲29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하루 변동 추이. (사진출처=블룸버그)
상하이지수뿐만 아니라 상하이증권거래소와 선전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대표 종목 300개로 구성된 중국 A주 대표지수인 CSI300지수도 이날 장중 5.5% 급락했다. 선전지수는 지난달 8일 이후 최대폭인 7.2% 폭락했다.

HSBC의 공동대표 프레드릭 뉴먼은 “중국인민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다고 해도 증시를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지 못한다는 현상을 이미 경험했다”면서 “중국 경제지표 역시 실질적으로 큰 폭으로 개선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증시는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에다 엔화 강세까지 겹치면서 말그대로 맥없이 무너졌다. 일본증시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대비 2.9% 하락한 2만109.95로, 토픽스지수는 2.53% 떨어진 1624.84로 각각 장을 마쳤다. 증시 하락 요인이었던 엔화는 달러대비 1.1%, 유로화대비 2.3%씩 강세를 보였다.

▲29일(현지시간) 일본 닛케이225지수 하루 변동 추이. (사진출처=블룸버그)
유럽지역에 매출고를 올리는 일본 기업들의 주가가 주춤했다. 매출의 28%를 유럽에서 창출하고 있는 게임업체 닌텐도는 3.6% 하락했다. 역시 매출의 42%가 유럽에서 발생하고 있는 전동기구 전문업체 마키타도 3.8% 하락했다. 또한 부동산 및 금융 관련주도 하락세도 두드러졌다.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은 각각 3.5% 이상 떨어졌다.

신킨자산운용의 야마시타 토모미 펀드 매니저는 “사실 그리스 문제는 일본 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면서 “다만, 투자자들이 그리스 사태로 외환시장이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는 것을 의식해 위험회피 성향을 보인 것이 증시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과 일본증시 이외에 홍콩항셍지수는 2.6% 급락했다. 이는 작년 2월 이후 가장 최대 하락폭이다. 뉴질랜드 NZX 50지수는 0.9% 떨어졌다. 아울러 싱가포르증시 스트레이츠타임즈(ST)지수는 1.45, 인도 센섹스지수는 1.9%, 대만 가권지수는 2.39% 각각 하락했다.

채권펀드 핌코(PIMCO)의 전 최고경영자(CEO)였던 모하메드 엘 에리언은 “그리스가 유로존을 떠날 가능성은 약 85% 정도”라면서 “지금 눈여겨 보고 있는 부분은 그리스의 경제가 언제 멈출지, 지불시스템이 언제 중단되는지 등인데, 그리스의 갑작스런 경제활동 중단은 사회적 불안 등을 일으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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