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미네이터’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건재했다. 로봇을 연상시키는 우람한 체격과 카리스마 있는 눈빛, 재치 있는 말솜씨까지 30년 전 ‘터미네이터’ 1편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리츠칼튼 서울에서는 SF 액션 블록버스터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의 주연 배우 아놀드 슈왈제네거와 에밀리아 클라크의 내한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캘리포니아 주지사 시절을 비롯해 여러 번 한국을 방문했던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영화 홍보는 물론이고, 휴가 때나 캘리포니아 주지사 때 한국을 방문한 적 있다. 김지운 감독과 ‘라스트 스탠드’를 같이 작업한 경험도 있다”고 한국과 특별한 인연을 밝힌 후 “다시 한 번 한국을 방문하게 되어 기쁘다. 첫 방문인 에밀리아 클라크와 동행해 더욱 기쁘다. 시간이 된다면 그녀에게 아름다운 서울의 여러 풍경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터미네이터’는 국내 팬들에게 전설적인 영화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새로운 시리즈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특히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존재감은 ‘터미네이터’에서 빠질 수 없는 흥행 요소다.
또 다시 ‘터미네이터’ 시리즈로 관객과 만나는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다시 한 번 ‘터미네이터’ 출연을 제의 받았을 때 스토리가 훌륭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로부터 2년 뒤 실질적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창조적인 플롯과 서스펜스, 여러 가지 감정들이 움직이는 스토리, 놀라운 반전, 액션신을 보고 정말 기뻤다. 그래서 다시 한 번 ‘터미네이터’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터미네이터’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가 이 작품에 남다른 애정을 가진 이유는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터미네이터’는 개인적인 커리어에 가장 큰 전환점을 가져다 준 첫 번째 영화다. 이 작품 이후 대규모 액션 작품을 소화할 수 있어 의미가 깊다”며 “그래서 ‘터미네이터’ 캐릭터에 애정을 갖게 됐다. 기계적이면서도 인간적인 요소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관객은 왜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사랑할까. 이에 대해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사람들이 SF를 좋아한다. 무엇보다 터미네이터가 가진 파괴력을 좋아한다. 완벽한 전투 스킬이 보여주는 힘은 누구나 가지고 싶을 것”이라며 “특히 이번 영화에서 부각된 시간여행에 흥미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에서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연기한 원조 터미네이터 T-800은 극 중 대사에서 “난 늙었다. 하지만 쓸모없지 않다”라는 말을 남긴다. 이에 대해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늙었다고 쓸모없는 건 아니다. 젊음에 장점이 있듯 나이가 많아질수록 얻는 것이 있다. 늙었다고 끝난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그 대사를 연기할 때 기뻤다”고 말했다.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기자회견 말미 ‘터미네이터’의 명대사 중 하나인 “I’ll be back(곧 돌아오겠다)”을 말하며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는 2029년 존 코너가 이끄는 인간 저항군과 로봇 군단 스카이넷의 미래 전쟁, 1984년 존 코너의 어머니 사라 코너를 구하기 위한 과거 전쟁, 그리고 2017년의 현재 전쟁을 동시에 그린 SF 액션 블록버스터다.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는 ‘터미네이터’의 상징인 아놀드 슈왈제네거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얼굴’ 1위에 오른 ‘왕좌의 게임’ 에밀리아 클라크,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 제이슨 클락, ‘다이버전트’ 시리즈의 제이 코트니가 주요 역할을 맡았다. 여기에 ‘위플래쉬’ J.K. 시몬스, 11대 ‘닥터 후’ 맷 스미스 등 세계 최고의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열연을 펼친다. 2일 국내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