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병원 메르스와 엘리엇 사태 등 국내 현안이 어지러운 상황에서도 미국 선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하며 차분한 글로벌 행보를 이어간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8일부터 미국에서 열리는 ‘선밸리 미디어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조만간 출국한다. 지난달 23일 미국 LA(로스앤젤레스)로 떠나 북미 시장을 점검하고 30일 귀국한지 일주일 만이다.
미국 투자은행인 앨런앤드코가 1983년부터 주최하는 이 콘퍼런스에는 전 세계 미디어와 정보기술(IT) 업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하는 비공개 행사다. 매년 7월 미국 휴양지 아이다호주 선밸리에서 열리며 초대장을 받은 사람만 참석할 수 있다. IT(정보기술)와 미디어, 금융, 정계 등 각 분야 유명인사들 200~300명이 휴가를 겸해 참석해 산업,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현안과 사업을 논의한다.
이번 콘퍼런스에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등 손꼽히는 거물들이 참석한다. 최고위 인사들이 모이는 만큼 대규모 M&A(인수합병)와 전략적 파트너십 등이 전격 추진되기도 한다. 2013년에는 미국 최대 케이블 TV업체인 컴캐스트의 NBC 유니버설 인수가 이 행사 후 진행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2002년부터 매년 이 행사에 참석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다져 왔다. 지난해 7월 콘퍼런스에서는 이 부회장과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함께 있는 장면이 포착됐다. 한 달여 뒤 삼성전자와 애플은 미국을 제외한 독일과 영국 등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던 특허 소송을 전격 취하하며 매듭을 풀었다.
올해도 삼성물산ㆍ제일모직 합병건 등 삼성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은 만큼 이 부회장은 이번 콘퍼런스에서 글로벌 거물들과 다양한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가 삼성물산의 합병에 반대한다는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삼성의 합병 추진은 복잡한 상황에 놓였다.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선밸리 콘퍼런스 참가는 매년 참석해 왔던 경영활동의 하나로 구체적으로 누구를 만날지, 향후 일정 등은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