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ㆍ서경배, 직접 나서 관광객 유치 활동 펼쳐
사실상 메르스 파동의 직격탄을 맞은 곳은 국내 호텔ㆍ백화점ㆍ면세점ㆍ여행사 등 유통ㆍ관광업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2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6월 방한여행객은 75만925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1% 감소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한달동안 약 52만여명의 외국 관광객들이 줄어든 것이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과거 사스(SARS) 피해로 전염병 확산에 민감한 대만 여행객이 76%로 가장 큰 폭으로 줄었으며, 홍콩이 75%의 감소폭을 기록했다. 싱가포르는 언론의 집중보도 등의 영향으로 62% 줄었고, 중국 역시 방한 자제 분위기로 인해 4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호텔과 여행사들은 해외로부터 신규 예약이 감소했으며, 이는 이달까지 그 여파가 계속 이어져오고 있다. 이달 외국 관광객이 전년 대비 하루 평균 21% 감소(한국관광공사 통계 기준)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국내 관광ㆍ유통업계는 점차 위기감을 더해갔다.
실제 국내 호텔ㆍ여행 등 업계의 올해 2분기 실적은 하향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의 올 2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376억원 가량이며, 이는 메르스에 따른 기존 전망치보다 25% 가량 하회하는 수치이다. 또한 국내 여행업계 1위사인 하나투어는 지난 6월 송출 실적에서 중국 지역만 전년 동월 대비 11% 감소해 실적 저하가 예고된다.
이에 업계 1위 기업은 물론 CEO들이 관광객 유치에 직접 나섰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메르스로 위축된 국내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해외의 고객 및 유통 관계자, 언론인 등 200명을 한국에 초청하는 팸투어를 개최하고, 다양한 프로모션과 체험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팸투어는 8월 중순부터 4회에 걸쳐 개최된다. 팸투어 대상자로는 중국 고객 및 유통 관계자와 중국, 홍콩을 비롯하여 싱가포르, 태국 등 아세안(ASEAN) 주요 국가의 언론인 등 200여명을 초청해 진행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의 팸투어는 서경배 회장의 의지가 적극 반영된 것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1위 화장품 회사의 이같은 움직임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도 관광객 유치를 위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 2일 면세점 합작 파트너인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지방자치단체장들과 함께 ‘대한민국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비전 선포식’을 열고, 한국 관광객 2000만명 시대를 열어가는데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이자리에서 그는 강원도와 전북, 충북, 전남, 용산구 등 지자체와 코레일 등과 함께 손잡고 지역·지방관광 활성화를 위해 힘을 모으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중국행 비행기에 올라 HDC신라면세점 최고경영진들과 함께 ‘한국 관광 유치’를 위한 강행군을 펼쳤다. 30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장장 8시간 동안 쉬지 않았다.
중국 최대 여행사 CTS 총재, 국영 여행사 CYTS 부총재, 국가여유국(國家旅游局), 외교부(外交部) 관계자를 잇따라 만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진정되고 있으니 중국 여행객의 한국 방문을 늘려달라”고 호소했다.
업계와 정부의 국내 관광시장을 살리기 위한 새로운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롯데호텔은 지난 15일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메르스로 침체된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해 중국 전 지역 대표 여행사 사장단 150명, 언론인 40명, 파워블로거 10명 등 총 200명의 방한단을 3박4일간 서울에 초청했다. 명동 걷기 행사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도 열었다. 명동은 방한하는 중국인의 72.8%가 방문할 만큼 대표적인 ‘요우커(遊客)’ 인기 관광지로 손꼽힌다.
또 문화재청은 이달 한 달간 경복궁ㆍ창덕궁ㆍ창경궁ㆍ덕수궁 등 4개궁을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문화재청이 고궁과 왕릉을 한 달간 모든 관람객에게 무료로 문을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