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동성결혼’] “사랑엔 성별이 없다”… 성소수자를 위한 인권의 진전

입력 2015-07-2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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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방 대법원 합헌 결정으로 세계 각국 합법화 영향줄 듯

▲미국 연방 대법원이 지난달 26일 동성 결혼이 합헌이라는 역사적 결정을 내리자 워싱턴을 비롯해 전역에서 동성 커풀들이 크게 환호했다. AP/뉴시스
동성결혼 허용 여부를 놓고, 전 세계가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 이는 지난 달 미국 연방 대법원이 동성결혼은 합헌이라는 역사적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종전까지는 워싱턴 D.C.와 36개 주에서만 동성 결혼이 허용되어 왔다. 하지만 이날 결정으로 앞으로는 미 전역에서 동성결혼이 허용될 방침이다.

특히, 이번 결정은 전 세계 뿐만 아니라 동성애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심한 우리나라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례로 최근 김조광수 감독과 김승환 레인보우 팩토리 대표는 서울 서대문구를 상대로 '가족관계등록 공무원의 처분에 대한 불복신청 사건'(일명 동성혼) 소송을 제기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번 소송은 지난달 26일 미국 연방대법원의 동성 결혼 합법화 결정 이후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린 동성혼 소송 심리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다.

그렇다면 미 동성혼 합헌 결정이 갖는 의미는 무엇이고, 이를 바라보는 세계인의 시선은 어떤지 자세히 살펴 본다. [편집자 주]

미국의 동성결혼 합헌 판결, 의미는?

미국 연방 대법원은 지난 달 26일(현지시간) 동성 결혼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미 전역에서 동성 결혼이 합법화된다. 이번 결정은 대법관 9명 가운데 찬성 5명, 반대 4명으로 이뤄졌다.

대법원은 결정문에서 "수정헌법 14조(평등권)는 각 주가 동성 결혼을 허용할 것과 동성 간 결혼이 자신들이 사는 주가 아닌 다른 주에서라도 적법하게 이뤄졌다면 허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정헌법 14조는 동성 결혼 지지자들에게 동성과 이성 결혼이 동일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근거로 여겨져 왔는데 대법원이 이날 결정의 논리를 14조에서 찾은 것으로 법조계는 분석하고 있다.

대법원은 또 "남녀 동성 커플들이 결혼의 이상을 경시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해"라며 "그들은 법 앞에서의 평등한 존엄을 요구한 것이며, 헌법은 그 권리를 그들에게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판결의 캐스팅 보트를 쥔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은 "결혼은 한 국가의 사회적 질서의 이정표"라며 "동성 커플이건 이성 커플이건 이러한 원칙을 존중하는 데에는 차이가 없다"고 덧붙였다.

미 대법원의 이 같은 결정은 여러모로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우선, 해당 판결은 단순히 혼인의 자유를 넘어, 넓게는 현대 사회가 보장하는 ‘양성평등’의 의미를 부여했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동성 결혼 합법화는 성소수자를 위한 `인권의 진전`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외에도 이번 결정으로 말미암아 앞으로 미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전반에 걸쳐 큰 변화가 예상된다.

당장 텍사스 주(州)를 비롯해 동성결혼을 금지해 온 14개 주에서도 동성결혼을 인정하고 이들에게 '남녀 이성 간의 결합'으로 구성된 전통적 부부에게 제공하는 것과 똑같은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

14개 주의 동성 커플은 약 3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다. 미국의 주요 기업들은 동성 커플에 대한 각종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애플을 비롯한 많은 기업이 이미 사실상 동성결혼을 인정하고 있지만, 여전히 상당수 기업은 동성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곳곳에서 동성결혼 합법화를 추진하는 인권단체에도 이번 결정은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유럽 다수국가에서 동성결혼 허용이 무리 없이 수용되면서 미국에 영향을 미쳤던 것처럼 이번 미 연방 대법원의 결정 또한 여타 지역에 반향을 일으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례로 필리핀의 경우 사법 시스템이 미국 법체계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인권단체의 기대감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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