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유재석의 독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만난 방송사 PD들과 전문가들은 “유재석의 활약과 성과는 이미 30년 예능계를 지배해온 이경규를 넘어섰다. 강호동은 세금문제로 1년을 쉬다 2012년 복귀한 뒤 예전의 인기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강력하게 부상하고 있는 김구라도 유재석을 넘어서기에 역부족이다. 유재석의 독주다. 여러 사람이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하는데 유재석이 또 한번 도약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유재석은 1991년 KBS 제1회 대학 개그제를 통해 남희석 박수홍 등과 함께 연예계에 데뷔했지만 무명생활을 오래 겪었다. 남희석 박수홍 등 동기들이 맹활약을 하며 인기 스타로 부상할 때 유재석은 개그 프로그램 등에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10년여의 무명생활로 힘든 고통을 겪은 유재석은 1990년대 후반 ‘서세원쇼-토크박스’에서 토크에 발군의 자질을 보이며 존재감을 서서히 드러냈다. 2000년대 들어 예능 프로그램 MC를 맡으며 대중의 인정을 받는다. 그리고 2005년 KBS 연예대상 수상을 계기로 지금까지 유재석은 최고의 예능스타로 군림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이경규와 그리고 2000년대 중반부터는 강호동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예능계를 양분했다.
강호동이 2011년 9월 세금문제로 연예계를 1년여 떠난 직후부터 유재석의 독주체제가 견고하게 구축됐다. 최근 김구라, 정형돈, 전현무 등이 부상을 하고 있지만 유재석의 아성에 근접하기에는 아직까지 역부족이다.
유재석의 독주는 예능계뿐만 아니라 본인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을 준다. 유재석의 독주가 애처로운 이유다. 선의의 경쟁자가 있어야 새로운 트렌드 선도나 이전과 차별화된 스타일의 확장이 원활하게 이뤄진다.
예능계와 미디어 환경의 급변으로 유재석의 독주 역시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다. MBC ‘무한도전’ 시청률은 여전히 높지만 유재석이 진행하는 다른 프로그램 ‘해피투게더’(KBS) ‘런닝맨’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는 4~8%선으로 기대이하다. 물론 저조한 시청률은 포맷의 문제, 출연자와 공동 진행자의 문제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지만 유재석도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런 상황에서 유재석은 최근 두 가지 의미있는 선택을 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하나는 그가 데뷔이후 단한 번도 케이블과 종편 채널 출연을 하지 않고 KBS 등 지상파TV만 출연했던 것에서 벗어난 것이다. 유재석이 8월부터 JTBC 윤현준 PD의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이다. 새로운 트렌드 창출에 지상파TV보다 더 적극적인 종편과 케이블 TV에서 유재석의 새로운 시도나 스펙트럼의 확장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5년여 동안 소속사 없이 혼자서 활동해온 것을 청산하고 최근 대형기획사 FNC엔터테인먼트이 전속계약을 체결한 것 역시 유재석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유재석은 기획사의 체계적인 관리를 받으며 예능 프로그램에 전력투구를 할 수 있어 이전보다 더 진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아졌다.
이러한 움직임과 함께 유재석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선의의 경쟁을 펼칠 예능스타의 부상이나 강호동의 재기 등이 뒤따르면 유재석 또 한번 도약을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