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투자 재미봤던 中ㆍ유럽시장 급변... 전문가 “안정적 수익 상품 눈여겨 보자”
“어쩌죠. 하반기 투자?”
2015년 하반기 투자 전략을 세우는 투자자들의 고민이 여느 때보다 깊다. 증권가에서는 상반기 증시 활황에 이어 하반기에도 국내외적으로 완만한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아직 투심은 최근 급변동한 중국과 유럽 증시가 남긴 내상의 후유증이 아물지 않은 상태다.
어디에 투자해야 ‘잃지 않으면서 은행 이자를 웃도는 수익률’을 낼 것인지 눈치 싸움이 뜨거운 가운데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하반기 유망 투자상품으로 자산배분, 배당주, 가치주 관련 상품을 제시했다.
◇중국·유럽 급변에도 걱정 없어…자산배분형 상품 = 올 하반기 증권사와 운용사들이 가장 밀고 있는 상품은 자산배분 형태의 랩과 펀드 등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는 투자자들에게 자산배분형 상품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다.
2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의 자산배분형 펀드 62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5.81%, 1개월 수익률은 0.79%다.(기준일:2015.7.24) 자산배분형 펀드들이 줄곧 연 4~5%대 수익을 내는 데 그치면서 투자자 이목을 끄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올 상반기 해외 투자로 재미를 봤던 투자자들이 중국과 유럽 증시에서 급격히 쓴 잔을 들이키게 되면서 판도가 바뀌었다. 지난 6월12일 5178.19포인트까지 올랐던 상하이종합지수는 꼭 한 달 만인 이달 9일 3373.54포인트까지 약 41% 하락했다. 상승세를 거듭하던 유럽 증시도 그렉시트 우려로 크게 흔들렸다. 한 지역에 집중된 투자는 수익 기회가 큰 만큼 리스크도 크다는 것이 최근 다시 한 번 증명된 것이다.
이에 투자자들이 자산배분형 펀드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날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줄곧 자금이 유출되던 해외 자산배분 펀드에 지난 1개월간 595억원이 유입됐다.
대표적인 자산배분형 상품으로는 KDB대우증권의 ‘글로벌 두루두루 랩’, 하나대투증권의 ‘글로벌코아알파 랩’, 신한금융투자 ‘신한명품 프로 주식 랩’ 등이 있다. 자산 배분형 전략은 시장 변화에 따른 신속한 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투자 계획이나 실행 변경 등에서 투자자 동의 절차가 여러 단계 필요한 펀드보다는 랩을 통한 관리가 유리한 측면이 있다.
특히 해외로의 배분 형태인 경우 랩 상품은 매매차익에 대해 위탁매매와 동일하게 양도소득세 22%만 내면 금융소득종합과세를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양도소득 기본공제로 연 250만원 공제혜택도 볼 수 있다. 반면 해외펀드의 경우 매매차익이 배당소득세로 금융소득종합과세에 포함된다.
◇믿고 보는 배당주…수익률 보장 ‘부탁해’ =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수익률 보장을 위해 배당주를 이용한 상품을 추천했다. 앞서 자산배분 펀드를 통해 위험 관리를 수행했다면 배당주 펀드로는 매년 예상 가능한 성과를 안정적으로 누리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배당주 상품으로는 NH투자증권 ‘뉴 하모니 배당플러스 랩’과 ‘한국투자증권 피델리티 글로벌 배당 인컴 펀드’가 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매년 꾸준히 높은 수준의 배당을 제공하는 기업을 편입해 수익을 낸다. 향후 배당성장이 예상되는 기업을 골라내는 작업도 병행한다.
지속적으로 고배당을 실시하는 기업이 대개 우량 기업이듯 이들을 편입한 해당 펀드의 성과도 튼실한 편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배당주 펀드 120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0.81%이며 1년(7.22%), 2년(21.30%), 3년(43.94%) 수익률 모두 견조하다.
설정액도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한해 동안만 배당주 펀드로 5조643억원이 들어왔고 올해 연초 이후 2조1432억원이 유입됐다.
장희종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코스피200 구성종목 기준으로 올해 배당수익률 예상치가 있는 148개 종목 중에서 47개가 최근 국채 3년 금리(1.90%)보다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당국의 배당확대 정책이 올해부터 본격 적용된다는 점도 주당 배당금(DPS)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플러스 알파 수익은 흙 속 진주…가치주 투자로 = 자산배분 상품으로 위험을 관리하고 배당주 상품으로 안정적 수익률을 확보해 놨다면 플러스 알파 수익률을 추구할 때다. 증권·운용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 가치주 선별을 통한 수익률 추구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가치주는 안정적이지만 수익률이 낮다는 고정관념은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하이투자증권의 ‘하이자산운용 랩 1호’는 올해만 42.8% 수익률을 냈다. 랩 상품으로 자산 배분형 투자에 뛰어나지만 특히 이 장점을 숨은 종목 개발에 사용한다. 거시경제 분석(톱 다운)과 탐방ㆍ리서치를 통한 분석(바텀 업)을 병행해 시장 변화를 선도하는 기업을 골라낸 것이다.
KB자산운용 ‘KB밸류포커스 펀드’도 이달 들어 설정 후 누적수익률이 172.45%에 해당할 만큼 성과가 견조하다.
지난 6월 메리츠자산운용이 중소형주를 기반으로 하는 가치주펀드를 표방하며 출시한 ‘메리츠코리아 스몰캡 주식펀드’도 1개월 만에 수익률 8%대를 기록 중이다.
장기적으로 중상위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가 늘면서 가치주 펀드에는 계속 자금이 쏟아지고 있다. 이날 현재 가치주펀드 82개의 설정액 총합은 13조499억원으로 에프앤가이드의 테마별 펀드 분류 41개 중 설정액이 가장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