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해킹 의혹과 관련해 시민단체들이 2000명이 넘는 고발인단을 모아 전·현 국정원장 등을 30일 검찰에 고발했다.
'국정원 국민해킹 사찰대응 시민사회 단체 일동'은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민주노총, 참여연대 등 8개 단체는 이달 27일부터 사흘간 홈페이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약 2700명의 고발인단을 모집했다. 41개 시민사회단체도 참여했다.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피고발인은 원세훈, 남재준, 이병기 전 국정원장, 이병호 현 국정원장, 이종명 전 3차장, 해킹에 활용된 RCS(Remote Control System·원격제어시스템) 구매와 운용을 담당한 실무자, 구매를 중개한 나나테크 대표 등 14명이다.
이들은 고발장에서 "국정원은 RCS를 국내 민간인을 대상으로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민 몰래 특정 정치세력을 위해 국민을 감시하고 개인정보를 훔쳐본 게 의혹의 핵심인 이상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중범죄"라고 주장했다.
적용된 혐의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이다.
박주민 민변 변호사는 기자회견에서 "더 나아가서 통신의 비밀이나 사생활의 비밀 같은 권리의 행사를 방해한 것이 아니냐는 취지에서 국정원법 위반(직권남용)도 적용 법조에 포함했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시민단체들은 고발인단을 계속 모집해 다음 달 추가 고발할 방침이다.
2차 고발장은 국회의 관련 상임위 현안보고가 마무리될 때쯤인 다음 달 13일 제출될 예정이다. 국회 조사 내용에 따라 피고발인과 고발 내용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