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혁명 ‘AI’] ②글로벌 IT기업, AI 개발 경쟁

입력 2015-08-0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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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MS 등 음성인식 개인비서 출시, 아마존은 드론 이용 ‘관리로봇’ 개발중

글로벌 기술정보(IT) 기업들 사이에 인공지능(AI) 개발 경쟁의 불꽃 튀는 막이 올랐다.

구글은 지난해 딥마인드라는 영국 AI 스타트업을 6억 달러(약 7000억원)에 인수하는 등 이 분야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딥마인드는 인간의 두뇌 활동을 본 떠 컴퓨터가 스스로 학습할 수 있게 만드는 ‘강화학습’ 기술에 특화된 기업이다. 딥마인드가 보유한 기술은 유튜브 추천이나 구글 안드로이드폰의 음성검색 엔진 성능 개선 등에 요긴하게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구글은 지난해 사진에 나온 장면을 정확한 문장으로 표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선보이기도 했다. 과거에도 이런 시도가 있었지만 이번에 나온 성과는 더욱 구체적이었다. “테이블 위에 피자가 2개 놓여 있다.” 이런 식으로 물체의 명칭은 물론 그 수까지 표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진검색이나 음성인식 개인비서 등 여러 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한 셈이다.

무인자동차 개발, 디지털 온도계업체 네스트와 군사용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등 구글의 미래기술 개발의 중심에 AI가 있다. 지난 6월 구글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시행한 무인자동차 도로실험은 인공지능(AI)의 진화가 어디까지 왔는지 보여준 사례다. 구글은 핸들과 액셀, 브레이크가 전혀 없는 완전 자동운전 자동차를 목표로 하며 여기서 두뇌를 담당하는 것이 AI다.

AI는 거대한 사업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최근 기사에서 구글의 무인자동차 개발에는 도시 교통 인프라의 개념 전환이라는 원대한 목표도 숨어있다고 분석했다. 기존 택시나 버스 대신 승객들이 거리를 달리고 있는 무인차를 불러내 목적지까지 이동시킨다는 것이다. 우버의 공유경제를 넘어서 ‘AI경제’가 창출될 수 있는 것이다.

페이스북과 아마존 등 다른 실리콘밸리 업체도 AI에 뛰어들었다. 페이스북은 지난 6월 사진 속에서 사람의 얼굴이 선명하지 않더라도 얼굴을 인식하는 방법을 개발해냈다. 광고주나 사법 집행기관, 학계 등이 개인의 활동이나 관심사, 인간관계에 대한 단서를 얻고자 사진을 찾는 데 이 기술이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 2013년 말 프랑스 출신 유명 인공지능 연구가 얀 리쿤 뉴욕대 교수를 AI 연구소장으로 영입하는 등 인공지능 연구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다. 수십 억장의 사진과 태그 데이터 등 페이스북이 보유한 막대한 데이터를 쓸모 있는 자산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AI가 필수적이라는 평가다.

애플 ‘시리’, 구글 안드로이드 ‘나우’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도 음성인식 개인비서 ‘코타나’를 출시했다. 코타나와 통합된 검색엔진 빙이나 포스퀘어스 등의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가 날씨나 교통상황 등을 확인하거나 레스토랑을 예약할 수 있다.

아마존은 드론을 이용한 배송 서비스, 물류창고를 관리하는 로봇 등 AI를 통한 업무혁신에 주력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6월 자사 음성인식 기술 ‘알렉사’를 이용한 소프트웨어나 서비스 개발을 장려하기 위해 1억 달러(약 1100억원) 규모 ‘알렉사 펀드’를 조성했다. 알렉사는 아마존의 음성인식 블루투스 스피커 ‘에코’의 두뇌 역할을 한다. 사용자들은 에코를 통해 음성으로 아마존에 제품을 주문하거나 음악을 검색할 수 있다.

지난해 실리콘밸리에서 자금 조달에 처음 성공한 AI 기업은 16개로, 지난 2010년의 2개에서 급증했다. 이들 기업의 자금조달 규모는 총 3억920만 달러로, 2010년의 1490만 달러에서 20배 이상 커졌다.

실리콘밸리는 물론 중국과 일본 기업들도 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 바이두는 지난해 실리콘밸리에 인공지능센터를 설립하고 구글에서 이 분야 개발을 이끌었던 스탠퍼드대 출신의 앤드류 응을 영입했다. 바이두는 독일 BMW와 손잡고 올 하반기 무인자동차 시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마윈 알리바바그룹홀딩 회장은 지난 2월 연설에서 “우리의 미래는 로봇과 AI에 있다”며 “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라쿠텐은 지난달 말 미국 보스턴에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위한 새 연구소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도요타와 화낙 등은 AI 관련 자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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