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3시 20분께 부산 금정구 장전동 부산대 본관 4층에서 이 대학 국문과 고모(54) 교수가 투신했다.
고 교수는 투신 직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현장에서는 A4 용지 2매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으며, 유서에는 "대학에서 민주주의를 수호하려면 총장 직선제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면서 "이를 위한 희생이 필요하다면 감당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날 오전 부산대 교수회와 전국거점국립대 교수회 연합회 회장단, 전국공무원노조대학본부 본부장 등 50여 명은 대학본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총장 직선제 유지를 요구했다.
부산대 본부와 교수회는 차기 총장 선거 방식을 둘러싸고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었다.
부산대는 지난 6월 투표를 통해 총장 선출 방식을 정하겠다던 애초 약속을 뒤집고 간선제 전환을 추진했다.
김 총장은 지난 4일 교수들에게 보낸 이메일과 교내 통신망에 올린 성명을 통해 "차기 총장 후보자를 간선제로 선출하기로 최종 결정했다"면서 "약속한 총장 직선제를 지키지 못해 다시 한번 사과하고 교수회와 합의에 이르지 못해 매우 아쉽다"고 밝혔다.
이에 교수회는 이틀 뒤 평의회를 열어 총장 간선제 절차를 저지하기로 결정하고, 김재호 교수회장이 대학본부 앞에서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이후 일부 교수도 동조 단식에 참여했다.
이런 가운데 부산대 총동문회는 지난 11일 "그동안 민주화와 대학 자율화라는 기치를 내걸고 도입된 총장 직선제는 선거 과열로 인한 대학의 순수 연구 분위기 저해하고, 학내 파벌 조성 및 갈등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측면이 강했다"면서 간선제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한편 김 회장은 단식 농성 12일째인 이날 오후 건강 상태 악화로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