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고 5000만원 기준으로 고객군 구분...11월 반포에 차세대 지점 오픈
한국씨티은행이 하반기 중점 영업 전략으로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고객 자산관리형 영업(Wealth Management) 강화를 내세웠다. 부유층 고객 시장을 재정립하고 자문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수익극대화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씨티은행은 5000만원 이상의 수신고를 예치하는 고객을 상대로 고객군을 11월 재정립해 소비자 영업 드라이브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상반기 영업 성적 ‘B’…ROA 1% 목표=한국씨티은행은 19일 중구 소공동 소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상반기 성과 및 향후 소비자금융 전략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은 씨티은행의 상반기 실적을 언급하며 “아직 부족하다”라고 밝혔다. 박 행장은 “지난 17일 영업실적을 발표했는데 학점으로 치면 B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실적이 상승했지만, 외부 환경 요인과 일회성 수익에 기인한 측면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씨티은행은 올 상반기 197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940억원) 대비 108%의 높은 성장을 이뤘다. 반면, 핵심 이자수익인 순이자마진(NIM)은 저금리기조와 스프레드축소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0.33%p 감소했다.
박 행장은 “이자율이 떨어지고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대손충당금을 70% 이상 확 줄일 수 있었다”라면서 “영업력에 의해 순익 수치가 올랐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그는 “상반기에 총자산순이익률(ROA) 0.71%를 시현했는데 하반기에는 1% 달성을 목표로 매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WM사업 강화…고액자산가 서비스 론칭=한국씨티은행은 수익 창출의 핵심을 고객에서 찾았다. 중장기 사업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가장 염두에 둔 것은 고객 자산관리형 영업인 WM(Wealth Management) 사업 강화다. WM사업을 강화해 씨티은행이 잘할 수 있는 부분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도다.
박 행장은 “각 사업별 장단기 전략을 재검토해 균형 잡힌 성장을 이뤄나갈 것”이라면서 “특히 WM사업 역량을 강화해 고객관리 서비스에 대한 시장 인식을 제고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한국씨티은행은 수신고를 기준으로 고객층을 구분해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예치금 5000만원을 기준으로 이하는 씨티뱅킹(Citibanking) 그룹, 그 이상은 씨티 프라이어티(Citi Priority), 씨티골드(Citigold), 씨티골드프라이빗클라이언트(Citigold Private Client)로 세분화된다.
씨티골드와 프라이빗클라이언트 서비스를 개선한 뒤, 새롭게 선보이는 씨티프라이어티를 포함한 모든 고객층 브랜드를 오는 11월 재론칭하겠다는 방침이다.
씨티은행이 내세우는 서비스의 핵심은 ‘금융자문’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브렌단 카니 소비자금융그룹 수석부행장은 “개별 상품 판매 시대는 끝났다”라면서 “고객은 자신의 니즈에 맞춘 맞춤형 자문 서비스를 원한다. 각자의 모델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수신고 5000만원 이상의 씨티프라이어티 고객군 이상은 개인별 맞춤형 상담을 받을 수 있게 된다. 10억원 이상을 예치하는 초고액자산가 고객을 대상으로는 전담 자문가가 금융자문을 제공하고, 헤지펀드 구조화상품 등 독점적이고 특화된 고객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은행의 디지털화…차세대 지점 형태 제시=모바일 디바이스로 산업환경이 바뀌면서 씨티은행 또한 새로운 서비스 역할의 지점 형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씨티은행은 기존과는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세대 지점을 오는 11월 반포 지역에 오픈할 계획이다.
카니 부행장은 “스토어라기보다는 허브의 개념에 가깝다”면서 “복잡한 고객 맞춤서비스를 원하는 고액자산가는 면대면 거래를 원하기도 한다. 기존의 지점과는 다른 형태”라고 강조했다.
WM사업 강화와 함께 ‘신용카드’ 사업도 중요한 전략 중 하나로 언급됐다. 카니 그룹장은 “신용카드는 제품 수가 아닌 품질이 문제”라면서 “프리미어 카드야 말로 고액자산가 입장에서 최고의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고액자산가를 대상에 초점을 맞추지만, 부유층만을 위한 은행은 아니라는 게 씨티은행의 입장이다.
카니 부행장은 “메스 고객에게 역시 좋은 오퍼를 계속해서 제안하고, 디지털화한 뱅킹서비스로 만족도를 높일 것”이라면서 “다만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는 분야인 상위 세그먼트에 초점을 두겠다 것으로, 대출과 카드 쪽에서 메스 고객을 잡을 유인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